[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언에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국과 관세 전쟁 돌입에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까지 시장을 강타하며 올 들어 10원 넘게 급등락한 날은 나흘 중 하루 꼴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관세 카드가 상대국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원·달러 역시 한동안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반면 트럼프 관세가 협상용이라는 시각이 높아지고, 최근 환율 급등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오전 9시20분 현재 원·달러는 전거래일 오후 종가(1451.2원)) 대비 2.5원 오른 1453.7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3원 오른 1452.5원에 개장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중 최고가는1453.7원이다.
올 들어 환율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 발언에 급등락을 오가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24거래일 동안 종가기준 10원 넘게 급등락한 날은 6거래일에 달한다. 4거래일 중 하루 꼴로 10원 이상 출청이는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는 얘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설이 힘을 받으면서 하루만에 16.2원 떨어지기도 했던 원·달러는 2월 들어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관세 및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 소식에 이틀 만에 37원 가까이 올랐다가 캐나다 및 멕시코 관세 철회에 다시 19원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관세 반발과 상호 관세 부과 언급, 철강 및 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를 비롯해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 검토 소식도 환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상호 관세와 반도체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발 관세 정책에 원·달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다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용 카드라는 시각과 함께 최근 관세 부과 우려를 미리 반영해 오른 측면이 있다는 시각에서 변동성 확대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노무라는 “미중 무역 갈등과 한미 FTA 종료 가능성, 반도체 관세 위험, 엔디비아의 중국 수출 제한 가능성과 한국의 경기 둔화와 정치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 요인”이라면서 “2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모르고, 관세 카드를 자국에 무조건 유리하게 활용할 것으로 타국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면서 이번주 환율 단기 고점으로 1471원으로 저점은 1446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원화 부진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원화는 달러 강세 환경에서 아시아 외환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서 “12~1월 중 원화가 충분히 부진했고, 시장 안정 조치가 시행된다는 점에서 원화의 최근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상하방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불확실성 완화시 달러 약세에 1430원대까지 하락이 가능한 반면 미중 협상 결렬 등 위험회피 시 1470원대까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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