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 수신상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코인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빗썸 계좌 사전등록에는 평소 대비 4배 급증한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1년 만기 기본금리는 2.40~3.10%를 형성하고 있다.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는 3.00~3.30%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보면 케이뱅크가 2.90%, 카카오뱅크가 3.10%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1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33%에서 올해 들어 0.2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 기간 6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01%에서 0.15%포인트 떨어진 2.86%로 내려왔다.
수신상품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는 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신규계좌 수는 지난달 1~10일 영업일 평균 5564좌 수준이었다. 빗썸 원화 입출금 계좌 연결 사전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는 2만1182좌로 기존 대비 3.8배 불어났다. 이 기간 국민은행 모바일 앱 KB스타뱅킹 신규 가입자는 영업일 평균 4021명에서 1만8453명으로 약 4.6배 급증했다.
5대 시중은행의 1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922조2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1조1285억원 급감한 데 이어 지난달 4조7918억원 더 줄었다. 두 달간 25조9203억원 규모가 빠져나갔다.
이들 은행의 1월말 정기적금 잔액은 38조973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39조9277억원에서 지난달 9541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31조2335억원에서 627조4067억원으로 3조8268억원 줄었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코인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의 예치금은 지난달 말 10조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5조2000억원에서 두 배 넘게 불어난 규모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금 투자로도 자금이 몰린다. 금통장(골드뱅킹)을 취급하는 국민·신한·우리 등 3개 은행의 누적 판매 중량은 1월말 기준 6475㎏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48㎏에서 올해 들어 지난 한 달간 127㎏ 증가했다.
이 기간 금통장 잔액은 7822억원에서 8353억원으로 한 달 새 531억원 늘었다. 계좌 수는 27만2125좌에서 27만5424좌로 한 달간 3299좌 신규 유입됐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금통장은 판매 중량 5985㎏, 잔액 5177억원, 계좌 25만945좌 규모였다. 지난해 1년간 각각 363㎏, 2645억원, 2만1180좌 증가한 바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관세 리스크가 격화하면서 금 가격이 뛰며 골드뱅킹 증가세가 한층 더 가파르게 치솟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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