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베라체인(Berachain)의 BERA 토큰 출시가 ‘VC 코인’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더 블록이 보도했다. VC 코인은 벤처캐피털과 내부 투자자들이 대규모 물량을 보유한 암호화폐를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BERA의 유통량과 투자자 집중도를 문제 삼고 있다. 이런 논란은 앱토스(Aptos), 세이 네트워크(Sei Network), 스타크넷(Starknet) 같은 벤처캐피털이 지원하는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도 제기됐다. 과연 이 같은 토큰 구조가 장기적 성장을 촉진하는지, 아니면 초기 투자자들에게만 유리한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 VC 코인 비판, 유통량과 FDV 문제
VC 코인이 논란이 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유통량과 높은 완전 희석 가치(FDV·Fully Diluted Valuation)다. FDV는 모든 토큰이 시장에 풀렸을 때의 시가총액을 의미하지만, 실제 유통량과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낮은 유통량과 높은 FDV의 조합은 초기 투자자들이 대량의 물량을 보유한 상태에서 시장 가격을 부풀리는 효과를 낳는다. 이후 락업(잠금) 해제가 되면서 대량의 매도 압력이 발생해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커진다.
자히르 엡티카르(Split Capital 설립자 겸 CIO)는 “VC 자금이 과하게 투입되면서 초기 단계 프로젝트들의 FDV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VC들의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향후 초기 프로젝트의 밸류에이션 평가 방식이 재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래곤플라이(Dragonfly)의 로브 하딕(Rob Hadick) 파트너는 FDV만으로 프로젝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미래 공급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FDV만 보고 프로젝트 가치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또한 “VC들이 인센티브를 받으며 토큰을 보유하는 동안에는 가격이 유지되지만, 인센티브가 끝나면 대량 매도로 인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이퍼리퀴드, 비(非) VC 코인의 성공 사례
반면, 최근 출시된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의 HYPE 토큰은 VC 투자 없이 출시돼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HYPE 토큰은 지난 11월 출시 이후 140% 상승했다.
하딕은 “하이퍼리퀴드는 차별화된 제품과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갖췄다”며 “수백만 달러를 자체 자금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총 공급량의 31%를 에어드롭으로 배포하며 유통량을 늘렸다. 하지만 트라이브 캐피털(Tribe Capital)의 보리스 레브신(Boris Revsin) 파트너는 “모든 프로젝트가 이렇게 높은 유통량을 가질 수는 없다”며 “장기적 생태계 운영을 위해 트레저리(기금) 자금을 보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장기적 가치 창출이 관건
전문가들은 VC 코인의 가치가 결국 실질적인 수요와 채택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VC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가 초기 기대감을 넘어 장기적으로 유지되려면 근본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베라체인의 공동 창립자인 ‘스모키 더 베라(Smokey the Bera)’는 “베라체인의 초기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 블록체인 위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들이 이미 1억 달러 이상의 V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엡티카르는 “토큰의 시장 수요가 근본적인 가치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부 레이어1 토큰들은 강한 채택을 보이면서도 저평가되는 반면, 일부 프로젝트들은 실제 사용 사례가 적어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결국, 토큰의 성공 여부는 초기 벤처캐피털 투자 비율보다는 시장 내 실질적인 수요와 커뮤니티 반응이 결정짓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