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홍보한 CAR 코인, 피싱 링크·AI 의혹 속 시장 가치 증발
[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의 대통령이 직접 홍보한 ‘CAR’ 밈코인이 출시 직후 6억 달러(약 8000억 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3,500만 달러(약 470억 원)로 폭락했다. 프로젝트의 공식 웹사이트가 갑자기 사라지고, 사기 링크 의혹이 제기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고 코인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AR의 암호화폐 실험, 그리고 혼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암호화폐와 무관한 국가가 아니다. 2022년 4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했고, 이후 ‘상고 코인(Sango Coin)’을 발행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 했다. 그러나 2023년 3월,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위를 철회하며 정책을 번복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일,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Faustin-Archange Touadéra) 대통령이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새로운 실험적 밈코인 ‘CAR’의 출시를 발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젝트 공식 웹사이트가 사라지고, 엑스 계정이 정지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대통령은 “엑스 측과 협력해 계정을 복구 중”이라고 밝혔으나, 결국 새로운 웹사이트와 계정을 개설하며 혼선을 빚었다.
AI 조작 의혹과 사기 링크 논란
CAR 밈코인은 출시 직후부터 여러 의혹을 받았다. 대통령의 발표문이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작성됐고, 발표 영상의 배경이 가상 배경이었던 점도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AI 기반 딥페이크 탐지 툴인 ‘딥웨어(Deepware)’는 해당 영상에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후 공개된 두 번째 영상에서는 AI 조작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CAR 밈코인을 노린 사기 링크들이다. 보안 기업 ‘스캠 스니퍼(Scam Sniffer)’는 코인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에 올라온 CAR 텔레그램 링크가 피싱 링크였음을 밝혀냈다. 해당 링크는 사용자를 가짜 보안 인증 봇 페이지로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었다. 코인게코는 문제를 인지한 후 즉각 해당 링크를 삭제했다.
또 다른 보안 업체 ‘슬로우미스트(SlowMist)’는 거래소 GMGNAI의 CAR 데이터 대시보드에서 악성 링크를 발견했다. 해당 링크는 사용자를 정식 웹사이트가 아닌 링크트리(Linktree) 페이지로 유도한 뒤, 다시 피싱 사이트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슬로우미스트의 창립자 ‘Cos’는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코드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인과 밈코인, 신뢰성 논란 계속
CAR 밈코인은 정치인과 암호화폐가 결합된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최근 정치인 관련 밈코인 출시가 증가하면서, 이를 노린 사기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말레이시아 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의 X 계정이 해킹당해 가짜 암호화폐 홍보에 이용됐다. 몰디브 대통령 모하메드 무이쑤(Mohamed Muizzu)의 사칭 계정이 밈코인을 홍보하는 사례도 있었다.
투아데라 대통령 측은 CAR 밈코인의 수익 중 5만 달러(약 7300만 원)를 낡은 학교 캠퍼스를 보수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프로젝트의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불투명하다.
CAR 밈코인의 시장 가치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이번 사건은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공식적인 금융 혁신인지, 아니면 단순한 투기성 프로젝트인지에 대한 의문을 다시 한 번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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