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안전자산 대명사 금에 대한 투자 열기가 폭발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금 기반 코인도 급등하고 있다. 금값에 연동되는 코인이란 점에서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부상하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금 가격이 올해 들어 10% 가까이 오른 가운데 같은 기간 대표 금 기반 코인 팍스골드(PAXG)와 테더골드(XAUt) 2종 모두 10% 올랐다.
수요 또한 동반 상승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 골드뱅킹 계좌(금을 계좌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 수와 골드바 판매액 등이 폭증한 가운데 금 기반 코인 거래량도 전달 대비 50% 넘게 뛴 것이다.
이는 미·중 갈등과 관세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금과 금 기반 코인을 동시에 ‘패닉 바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금 기반 코인을 금과 마찬가지로 경제 리스크 방어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금 기반 코인은 기존 금 거래 방식보다 저렴한 비용과 높은 효율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이 상승하자 금 기반 가상자산도 덩달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 기반 코인이 금과 함께 떠오른 이유는 글로벌 금 시세에 페깅(연동)되기 때문이다. 팍스골드와 테더골드 등은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서 거래되는 금 1트로이온스(31.1g) 가격에 연동된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달러와 1대 1로 가치가 연동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가격을 뒷받침하는 방식도 유사하다. 금 기반 가상자산 모두 실물 금을 준비금으로 담보하고 있다. 팍스골드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총 금 4억5425만1126온스를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예금과 미국 단기 국채 등의 현금등가물로 가격을 담보하는 형태와 같다.
금값에 대한 추가 상승 전망이 힘을 얻는 만큼 금 기반 코인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당분간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인판 골드러시’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팍스골드와 테더골드 등만 홀로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금값이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과 겹친다.
대표적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 옹호론자로 유명한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금 기반 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자신의 X를 통해 “금 기반 가상자산은 경제의 미래”라며 “금 토큰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열고, 동시에 화폐를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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