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가 “미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는 현재 상황이 2021년 정책 실수로 인해 촉발된 인플레이션 급등 이후 가장 민감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11일(현지 시간) 서머스는 블룸버그 TV ‘월스트리트 위크’ 에 출연해 “현재는 2021년 정책 실수가 초래한 심각한 인플레이션 이후 가장 큰 상승 위험이 존재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발표된 1월 고용 보고서에서 임금이 급등하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팽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 물가 상승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머스 “연준,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지만, 현재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머스는 이에 대해 “연준이 다음에 취할 조치는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비용 충격이나 인플레이션 신뢰도를 저해하는 발언,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조치가 나온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노동시장·무역정책 변수로 작용
서머스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점도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 및 국경 통제 강화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고용 보고서에서는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14만3,000개로 예상보다 낮았으나, 지난해 11~12월 고용 증가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실질적으로는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서머스는 “이 정도의 고용 증가는 경제가 정기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한 것”이라며 “이민 문제와 맞물려 임금 상승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조사에서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별도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이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경향이 강화됐다.
서머스는 “지금이야말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매우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기”라며 “연준이 가격 압력을 면밀히 감시하고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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