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같은 경쟁자뿐 아니라 동맹인 유럽·일본·한국도 美 이용”
FTA 통해 대부분 관세 철폐한 韓에도 비관세장벽 이유로 부과할듯
“다른 나라가 관세 내리면 美도 내릴 의향”…협상 가능성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각 국가의 관세와 비(非)관세 장벽 등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우는 모든 요인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관련 대통령 각서 서명에 앞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상대국의 관세뿐만 아니라 “그가 비(非)금전적 또는 비관세 장벽이라고 부르는 것에도 레이저빔처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들이 각각 다른 방식과 정책의 조합으로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일본은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지만, 구조적 장벽이 높다. 반면 관세 왕(마하라자)인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 일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당국자는 “이 문구에서 중요한 점은 중국 공산당 같은 전략적 경쟁자이든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 없이 모든 나라가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더 높은 비관세 장벽을 세우면서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우받을 것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맞춤형으로 책정할 것이며 국가별 관세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세금 또는 역외의 세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관세 장벽, 비관세 장벽, 보조금과 부담스러운 규제 요건을 포함해 불공정하거나 해로운 조처, 정책이나 관행 때문에 미국 기업과 노동자, 소비자에 초래하는 비용”도 평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 정책,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다른 기타 관행도 상호관세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인이 된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고위당국자의 이런 설명을 고려하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를 대부분 철폐한 한국에도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상무부 장관과 USTR 대표는 국가별로 상호주의적인 교역 관계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무역적자가 가장 많고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들을 먼저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고위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는 상호관세 부과 시점에 대해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수주나 수개월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들이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기존 구조 때문에 교역 환경이 얼마나 불균형한지에 대해 세계 국가들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각 나라들이 관세를 내리고 싶다면 관세를 내리겠다는 의향이 충분하다(more than happy)”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가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왜냐면 그들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는 게 너무 명백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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