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낮은 변동성 속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관세・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둘러싸고 입장 차이를 보이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오전 8시52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1.29%(191만1000원) 내린 1억4536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1.5% 하락한 9만6137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1058만달러(약 152억원)가 청산됐다. 이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89%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디지털자산 청산 금액은 약 1억0347만달러(약 1494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주 시장은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심스러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이 보복 위협을 촉발하며 갈등을 심화시키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도 유럽연합이 배제되면서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마크 챈들러(Marc Chandler) 배너크번 글로벌 포렉스 시장 전략가는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관련 양자 회담은 1956년 수에즈 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며 “당시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와 의견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었는데, 지금 미국과 유럽의 관계도 그때만큼 악화된 상태일 수 있다”고 밝혔다. 1956년 수에즈 위기는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하자, 영국·프랑스·이스라엘이 이를 되찾기 위해 침공한 사건이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의 강한 반대로 결국 철군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의 영향력은 약화됐다.
이어 챈들러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미국 행정부의 상황 속에서 단기 투자자들은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지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단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17일 리포트에서 “주요 경제 지표와 이벤트가 부족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당분간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통화정책보다 트럼프 2기 정책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54점(중립)으로 전날(50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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