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석 달 반 만에 2610선을 돌파했다.
증권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기관 매수세가 증시를 견인하며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591.05)보다 19.37포인트(0.75%) 오른 2610.42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9일(2617.80) 이후 석 달 반 만의 최고치다. 특히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 기간 동안 3.5% 넘게 올랐다.
최근 코스피의 상승세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주도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코스피에서 3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2조9389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또 관세 정책이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시에 미치는 불확실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관세 관련 메모랜덤에는 즉각적인 부과가 아닌 상대국의 관세 장벽 조사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본격적인 관세 부과는 4월 이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정책이 결국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발 악재가 만들어내는 주가 하방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이는 관세 이슈에 대한 주가의 저항력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가 부과하려는 관세 수위가 향후 증시를 크게 흔들 정도로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개시하면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중재 소식도 투자 심리 회복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정치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변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6년 탄핵 심판 당시 변론 종결 후 15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3월 초 선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주는 예상보다 빠른 정치적 리스크 해소 여부가 결정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외에 뚜렷한 주요 이벤트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시적 관점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 변화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며 “1월 FOMC 의사록과 개별 연준 총재들의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코스피는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상태”라며 “이번 주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연준 관련 이벤트를 지나면서 지수가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며, 업종 및 종목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업종은 가격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이 충분하다”며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그는 “조선, 기계, 제약·바이오, 인터넷 업종은 단기적으로 과열된 상태여서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업종은 1~2개월 후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 뒤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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