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밈코인이 투기성 자산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핵심 거래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유동성 유입과 함께 시장의 자금 흐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DEX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유동성과 거래가 CEX에서 DEX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Pump.fun과 같은 DEX의 성장으로 초기 가격 형성 단계에서 CEX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 밈코인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한 MEXC의 거래량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상장 절차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들은 시장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1. 거래소의 새로운 격전지, 밈코인
최근 가상자산 시장 내 밈코인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투기성 트렌드로만 간주되었으나, 이제는 주요 거래소의 거래량을 견인하는 주요 자산군으로 자리잡으며, 그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다수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밈코인 트렌드에 맞춰 밈코인을 대거 상장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펼쳤다. 예를 들어, 게이트아이오(Gate.io), MEXC 등 거래소는 밈코인을 신속히 상장해 시장 선점을 노렸고,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알파’를 활용해 초기 단계의 밈코인을 빠르게 상장하고 소프트랜딩 기회를 마련하는 등 차별화된 접근을 보였다. 또한, 탈중앙화 거래소(이하 DEX) 시장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솔라나 기반의 레이디움(Raydium)이 이더리움 기반의 유니스왑(Uniswap) 시장 점유율을 처음으로 추월하며 밈코인이 시장의 새로운 동력임을 입증했다.
밈코인이 거래소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현 상황에서 그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이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유행에 불과한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규제 동향이 주요 자산군으로서 밈코인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향후 수년간 리테일 거래와 거래소 성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
2. DEX의 지각 변동, 레이디움의 유니스왑 추월
레이디움의 급격한 성장은 밈코인이 DEX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5년 1월 기준 DEX 시장 점유율 27%를 기록하며, 이는 리테일 투자자들의 높은 선호도를 반영한다. 특히 솔라나 체인의 강점을 활용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처리 속도로 밈코인 거래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면서, 이더리움 대비 효율적인 거래가 가능해져 밈코인 거래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반면 DEX의 강자였던 유니스왑은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2024년 12월 34.5%에서 2025년 1월 22%로 하락했으며, 이는 이더리움 기반 거래소들이 직면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더리움의 높은 가스비가 밈코인 거래의 진입장벽이 되면서, 거래 비용에 민감한 리테일 투자자들이 이탈했다. 유동성이 새로운 체인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이더리움 기반 DEX들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밈코인 거래가 레이디움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분명하나,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밈코인 거래 급증이 일시적 현상이며 투기 수요 감소와 함께 둔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레이디움이 이미 밈코인 거래로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러한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유동성 풀을 강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며 효율적인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신뢰받는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타 DEX는 물론 CEX와의 경쟁에서도 장기적 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다.
3. CEX, DEX로부터 왕좌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게이트아이오와 MEXC는 밈코인 중심 상장 전략을 활용해 투기 자산에 관심있는 리테일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MEXC는 신속한 상장 정책으로 밈코인 트렌드를 주도했는데, 오피셜 트럼프($TRUMP)를 출시 당일 상장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며 거래량 신기록과 사용자 기반 확대를 이끌었다. 이러한 전략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MEXC의 일일 거래량 중 밈코인 비중은 2024년 1분기 5.9%에서 2025년 1월 25.9%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밈코인 거래 사용자 비율도 18.7%에서 37.1%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리테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밈코인 상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기성 자산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전략을 펼치며, 이를 ‘관심 경제’를 겨냥한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화 거래소(CEX)의 특성상 상장심사 등 내부 절차로 인한 물리적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바이낸스가 밈코인을 상장할 때쯤이면 이미 시장 사이클이 하락하거나 새로운 트렌드로 전환되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하는 점은 역설적으로 초기 홀더들의 가격 충격 없이 대량 매도할 수 있는 유동성 창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낸스에 신규 상장된 밈코인 대부분이 단기간 내 75% 이상의 가격 하락을 기록하며 다수의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거래소의 장기적인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상장 심사 과정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CEX들은 밈코인 대신 검증된 가상자산에 집중하는 신중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높은 시장 기회를 포기할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과도한 변동성으로부터 안정성을 확보하고 규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CEX에서 DEX로의 자금 이동이 뚜렷해지면서, CEX의 절대적 우위가 흔들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에 CEX들도 기존 전략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이낸스 알파처럼 초기 단계 자산을 선별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밈코인을 선별적으로 상장해 위험 관리를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온체인 오더북과 디파이 요소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거래 모델 도입 등 다양한 전략적 접근이 가능하다. 결국 거래소들은 단기 거래 활성화와 장기 플랫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존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지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4. 시사점, 그리고 향후 전망
밈코인은 이제 단순한 투기 수단을 넘어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거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DEX를 중심으로 밈코인 거래가 급증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상승장에서 DEX 내 밈코인들이 CEX 상장 가상자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DE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ump.fun과 같은 플랫폼은 밈코인의 발행과 거래 과정을 단순화해 신규 토큰들이 CEX 상장 없이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마켓메이커, 유동성 공급자, 그리고 프로젝트 팀들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CEX 상장에만 집중했던 이들이 이제는 DEX 환경도 함께 고려하며, 여러 플랫폼에 유동성 풀을 구축하는 등 거래 접근성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밈코인 시장에는 러그풀, 카발(Cabal), 악의적 거래 등 부도덕한 행위들이 만연해 있다. 시장이 도덕적 나침반을 잃어가면서 자정 작용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 리브라($LIBRA) 토큰 스캔들은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했고, 이는 밈코인에 대한 회의감과 솔라나 기반 DEX의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다만 밈코인은 가상자산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단순한 재미나 투기를 넘어 특정 주체나 집단의 프록시 자산으로서의 역할이다. 일론 머스크와 도지코인, 트럼프와 오피셜 트럼프, 각종 스타트업과 국가들의 밈코인 사례는 가상자산이 가치포착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통 증권시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제 하나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CEX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유망 자산 거래를 위해 CEX 상장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CEX의 다음 과제는 온체인과 디파이 기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면서도 기존의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유지해 리테일 투자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끄는 것이다. 이것이 다음 성장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