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머스크는 단순 고문…공식 권한 없어”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백악관이 일론 머스크가 연방 정부 조직인 ‘정부 효율성 부서(DOGE)’를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미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연방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머스크는 DOGE에서 공식적인 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며, 단순히 대통령의 고문 역할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여러 주 법무장관들이 DOGE의 조치가 헌법을 위반했다며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제출됐다.
DOGE는 연방 정부 기관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방대한 기밀 데이터에 접근해 논란이 된 조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DOGE 출범 당시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가 이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라마스와미가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가운데,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DOGE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사실상 운영자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번 서류에서 “머스크는 DOGE에서 정식으로 고용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특별 정부 직원(special government employee)’ 자격으로 단순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행정국장 조슈아 피셔는 “머스크는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뿐, DOGE나 다른 연방 기관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권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악관의 이번 입장은 과거 발표와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DOGE 출범을 맡겼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오벌오피스 기자회견에 나서 DOGE의 주요 정책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헌법에 따르면, 주요 행정 기관의 장은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돼야 한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대 데이비드 수퍼 교수는 “백악관이 머스크를 ‘단순 고문’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헌법적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행정 기관을 이끄는 사람이 있다면, 단순히 다른 직함을 부여한다고 해서 법적 요건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법적 논란 속에서도 DOGE의 운영은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18일 DOGE의 활동을 즉각 중단해달라는 주정부들의 요청을 기각했다. 다만, 그녀는 판결문에서 “머스크의 역할과 DOGE의 법적 지위에 대해 심각한 헌법적 문제가 제기됐다”며 향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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