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사기 사건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밈코인을 이용한 대규모 사기와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용자 수도 반이상 감소해 솔라나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디지털자산 시황 분석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오후 2시33분 기준 솔라나는 전일대비 4.49% 떨어진 165.88달러에 거래 중이다. 일주일 새 15% 넘게 하락했다. 상위 시가총액 10위권 내 주요 자산 중 솔라나의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솔라나 기반 프로젝트들이 대형 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무너진 탓이다.
최근 솔라나를 흔든 대표적 사건은 지난해 말 출시된 리브라(LIBRA) 토큰 사태다. 리브라 토큰은 솔라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출시된 프로젝트로, 초기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약속하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운영진이 돌연 자금을 인출하고 투자자들이 보유한 토큰의 가치는 폭락하면서 일명 ‘러그풀’ 의혹이 제기됐다. 그 규모만 45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연관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X(옛 트위터) 계정에 “밈코인 리브라(LIBRA)를 출시했다”며 “이 프로젝트로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소규모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리브라 코인이 ‘펌프 앤 덤프’ 방식으로 이용되며 불과 몇 시간 만에 5달러에서 0.19달러까지 폭락한 것이 논란이 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가 직접 선보인 TRUMP, MELANIA 코인 등이 솔라나 기반으로 출시되면서 급등세를 탄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코인은 초기 유동성을 대거 확보한 뒤, 시장에 가격을 부풀려 판매하고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정황 포착되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 솔라나 네트워크 활동 감소 역시 시세 급락의 원인 중 하나다. 솔라나 네트워크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850만명에 달했으나 최근 840만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와 함께 온체인 거래량도 급격히 낮아지면서 이는 유동성 감소로 이어졌다.
결국 낮은 거래 수수료와 빠른 확장성이 강점이었으나 이를 이용한 신규 밈코인 프로젝트에 솔라나 블록체인이 활용되면서 전반적인 시장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밈 코인은 일종의 게임으로 투기적 요소가 강하다”면서 “특히 정치인이 밈 코인 관련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초래한다”고 주장해 이번 사태를 겨냥했다.
반면 솔라나의 시장 지배력이 범죄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했을 뿐, 이를 솔라나 자체의 문제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는 반박도 등장했다.
저스틴 본스 유럽 기반 디지털자산 펀드 사이버 캐피털의 창립자이자 최고 투자 책임자는 “범죄자들은 항상 새로운 기술을 선호하며, 솔라나의 현재 상황은 과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직면했던 문제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라나가 공개적이고 완전히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사기꾼을 걸러내기 어렵다”면서 “솔라나 사용자들이 이러한 자유로운 환경에서 오는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혁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성장통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 투자자들은 솔라나의 설계적 한계가 사기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장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솔라나 재단 측은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리브라 토큰 사건이나 정치인 밈코인 의혹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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