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기관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시장의 장기적 성장과 성숙에 집중하며, 금융 서비스와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코빗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기관 자금 동향: 정책 변화가 가져온 시장 재편’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성 기관 자금의 주요 지표인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인베이스의 기관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139% 증가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빗 리서치는 기관 자금 유입을 장·단기로 구분해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비트코인 래퍼 △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 △기관투자자 지원 사업 현황을 제시했다.
우선 장기 유입을 분석할 수 있는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빗 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분기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규모는 1510억달러(약 217조원)로 지난 분기 대비 약 70%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벤처 펀딩 시장에서 초기 단계 투자와 신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중·후기 단계 기업들은 M&A를 통해 성장과 생존을 모색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기적인 시장 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 거래량이 대폭 증가했다.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4분기 주주 서한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전체 거래량은 1조16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이중 기관 거래량은 9410억달러로 전체 거래량의 81%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미국 현물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새로운 토큰 거래와 커스터디 서비스를 가장 먼저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이러한 서비스 확장 흐름 속에서 코인베이스는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디지털자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과 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 유입을 확인할 수 있는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출시, 트럼프 당선 등으로 강한 유입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2월 말 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리스크 축소로 일시적인 유출 압력이 발생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 디레버리징과 차익 실현으로 미체결 계약과 베이시스가 조정 국면에 진입하기도 했다”며 “단기성 기관 자금이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와 거시경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관련 행정명령과 예상 법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기관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기관자금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기관 중심의 시장 성숙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기관 자금의 흐름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변화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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