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국내에서 13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한 파이 네트워크(PI)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거래소 OKX에 상장뒤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을 맞았다. 파이 네트워크(Pi Network)는 모두를 위한 디지털자산을 목표로 기존의 채굴 방식과 달리 모바일을 활용한 접근성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다단계 마케팅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프로젝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1일 오후 4시 기준 OKX에서 파이 네트워크의 가격은 0.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OKX에 상장된 파이 네트워크는 이후 한 시간 여 만에 2000% 넘게 폭등했지만 이후 급락했다.
파이 네트워크는 모바일 앱 기반의 채굴 방식을 도입해 전 세계적으로 약 3500만명의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국내에서도 파이코인 보유자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블록체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파이 네트워크 앱 다운로드 수는 134만건에 달했고 현재 11만명 규모의 파이코인 커뮤니티가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처럼 탄탄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파이 네트워크는 파이코인을 실생활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결제와 거래 활용 방안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파이코인을 실제 상거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휴 업체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온라인뿐만 아니라 헤어샵, 음식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파이코인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일부 매장에서는 결제가 지원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 이용자는 “파이로 결제가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사이트 관리자는 “우리는 파이 생태계 매장을 소개하는 앱일 뿐, 판매나 구매에 관여하지 않으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온라인 구매 시 신중히 판단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축한 파이 네트워크는 최근 폐쇄형 메인넷에서 벗어 오픈 네트워크로 전환했다. 파이 네트워크는 2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오픈 네트워크의 공식 출시로 획기적인 순간을 맞았다”며 “이제 외부 생태계와 연결되어 중앙화 거래소 등 새로운 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번 OKX 상장 역시 메인넷 출시의 연장선인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파이 네트워크의 성장과 오픈 네트워크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프로젝트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비트 공동 창업자인 벤 저우(Ben Zhou)는 21일(현지시각) X를 통해 파이 네트워크를 사기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23년 중국 공안이 파이 네트워크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로 규정하고, 개인정보 유출 및 연금 손실 가능성을 경고했다”며 “프로젝트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가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비트는 파이와 같은 사기 프로젝트를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수석 연구원 역시 “파이 네트워크의 메인넷 출시는 과대광고와 현실 사이의 도박과 같은 실험”이라며 “커뮤니티의 흥분을 고조시킬 수도 있지만, 동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변수는 커뮤니티가 초기 채굴 물량을 매도하지 않고 장기적인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이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인 커뮤니티 모집 과정에서 다단계 마케팅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파이 네트워크는 추천인 제도를 활용해 추천인이 많을수록 채굴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로 계층적 형태를 띄고 있다. 중국 공안은 파이 네트워크가 피라미드 형태의 초대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X에서 약 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디지털자산 분석가 AB Kuai.Don도 “파이 네트워크는 피라미드 방식으로 운영되며, 중국 여러 지역에서 경찰이 개입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파이 네트워크의 레퍼럴 시스템이 다단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채굴 참여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커뮤니티 주도 모델은 초기부터 네트워크 효과를 형성해 토큰 가치 보존과 커뮤니티 확장에는 유리하지만, 구성원들의 다양한 지향점을 하나로 통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한 활용을 위해 기본적인 인프라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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