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시장 전문가들 예상…금리 ‘인하’ 55% 대 ‘동결’ 45%로 팽팽
경기 하방 위험 보면 금리 내려야지만 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 계속돼
한은 경제전망 하향 수정하고 ‘트럼프 관세정책 영향’ 보고서 내놓아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한국은행이 25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3.00%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p) 인하할 지 여부를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과 거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하다.
지난달 16일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상황만 보면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 다음번 회의인 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사실상 예고했다.
그럼에도 금융투자협회가 21일 내놓은 ‘2025년 3월 채권 시장 지표’에서 채권전문가들 55%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45%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의 조사는 지난 12∼17일 사이에 이뤄줬으며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이다. 실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에도 금리 인하 예상이 40%였는데 5%p 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한 것으로 예상됐던 2월 금통위의 금리 인하 전망이 금리 동결 전망고 별 차이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 트럼프 신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1월 회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대외 불확실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1차적으로 1월 금통위 이후 1월 말 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 금통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을 하는 것에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경기상황’만 놓고 보면 금리인하를 해야 하지만 1월 금통위의 금리동결의 핵심 이유였던 달러/원 환율 상승 부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달러/원 환율이 2월 들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달러당 143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미국이 금리를 동결한 상태에서 한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로 환율 상승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카드는 또 국내경제의 다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21일 열린 거시 경제·금융현안간담회(일명 F4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창용 한은 총재 등 참석자들은 작년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이 9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평가하면서도 “최근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다시 증가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금통위가 열리는 25일 오후 올해 첫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이 총재가 여러차례 예고했듯이 작년 11월말 내놓은 올해 1.9%의 성장률 전망을 또 다시 1.6%~1.7%로 또 다시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말 전망도 2008년 글로벌 금융이후 첫 1%대 전망으로 ‘저성장 고착’ 등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는데 또 다시 전망을 낮춘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흐름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3개월 전에 비해 0.4%p 낮은 1.6%로 수정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한은은 25일 올해 첫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핵심이슈로 ‘미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이라는 별도의 보고서를 내놓는다.
통상 한은이 내놓은 경제전망은 통화신용정책 결정, 즉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한 논거다. 그리고 핵심이슈는 이 중에 우리 경제의 당면 현안 과제나 중요 변수들을 분석한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결정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자율은 경기뿐 아니라 워낙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25일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조금 크지만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지난 주말 국고채 3년물의 시장 금리는 0.38%p 하락한 2.62%이고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26%p 하락한 2.65%다. 두 금리 모두 3일 연속 하락했다.
ojh11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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