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Holding Ltd.)이 향후 3년간 3800억 위안(약 76조 8500억원)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한 대규모 투자를 의미하며,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과거 10년간 지출한 금액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AI 모델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는 만큼,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실질적인 AI 응용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2020년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규제로 경영이 흔들렸던 알리바바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에디 우(Eddie Wu)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공지능 일반화(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회사의 핵심 목표로 선언했다. 이는 현재 오픈AI(OpenAI),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알파벳(Alphabet)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도하는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다.
# 미국 경쟁사들보다 투자 규모 적지만, 기술력 집중
AI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Meta Platforms),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데이터센터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AI 데이터센터에 80억달러 투자할 계획이며, 메타는 2025년까지 65억달러를 배정했다.
이를 고려하면 알리바바의 투자 규모는 다소 적은 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점과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고가의 엔비디아(Nvidia) AI 칩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알리바바의 홍콩 주가는 한 때 2.5%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AI 기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회사의 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 AI 투자 강화… 애플도 협력 신호
알리바바는 중국 내 유망한 AI 스타트업인 문샷(Moonshot)과 즈푸(Zhipu) 등에 투자하며 AI 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내면서 AI 기반 서비스 확장을 위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Qwen’ AI 모델은 공식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애플(Apple)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적용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알리바바의 AI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지난주 알리바바는 1년 만에 가장 빠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을 이뤘다. 조 차이(Joe Tsai) 회장과 에디 우 CEO가 2023년부터 경영을 맡으며 △전자상거래 △AI·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재편한 결과다.
한편, 잭 마(Jack Ma) 공동 창업자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경제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는 오랜 기간 정부의 감시를 받던 알리바바가 다시 정책적 신뢰를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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