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들조차 “밈코인 열풍은 끝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포르토스가 보도했다.
솔라나(Solana)는 대부분의 밈코인이 발행되는 블록체인이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시가총액이 3분의 1가량 증발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밈코인 시장에서 손실을 보며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한 공급, 수요 감소
트럼프(TRUMP) 코인은 정점 대비 110억 달러 이상 하락했고, 멜라니아(MELANIA) 코인은 90% 폭락했다. 아르헨티나의 리브라(LIBRA),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CAR 등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유명인과 브랜드들이 출시한 수많은 밈코인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밈코인의 반복적인 패턴을 깨닫기 시작했다. 공급은 무한한데 반해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밈코인의 운명은 암호화폐 역사 속에서 반복된 유행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ICO(암호화폐공개) 붐 △디파이(DeFi) 열풍 △NFT 광풍 △메타버스 붐 등 단기적 트렌드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패턴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기적 부활 가능성
밈코인의 가장 큰 문제는 본질적으로 ‘가치 없음’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유틸리티 토큰, 수익형 디파이, 예술적 가치가 있는 NFT 등과 달리, 대다수의 밈코인은 발행자가 처음부터 “장기적 개발 계획이 없다”고 선언한다. 결국 이는 장기 투자자보다 단기 투기 세력이 몰리게 하는 구조를 만든다.
밈코인은 2013년 도지코인(Dogecoin)과 카운터파티(Counterparty) 토큰이 등장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2017년 ICO 붐과 함께 급부상했고, 2021년 봄 도지코인이 수만 퍼센트 상승하면서 시바이누(Shiba Inu) 같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강아지 코인’들이 등장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말, 또다시 ‘밈코인 슈퍼사이클’이 형성되며 DOGE, SHIB, MOODENG, PNUT 등의 가격이 수천 퍼센트 상승했다.
2025년 1월에는 미국·아르헨티나·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들이 솔라나 기반 밈코인을 출시하면서 또 한 차례 열풍이 절정에 달했다.
이번 하락이 밈코인의 영원한 끝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밈코인은 지난 10년간 여러 차례 흥망을 반복해왔다. 따라서 몇 주간의 하락만으로 밈코인 시장이 사라졌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처럼 몇 년 후 또 다른 형태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