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 투자가 2월 말 기준 5억 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크립토 VC들이 지난해 12월 활발한 투자를 기록하며 2024년 강한 출발을 기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VC 투자 감소
24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2월의 최종 투자 규모는 지금보다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까지 집계된 투자 라운드는 92건, 총 투자금은 4억3544만 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VC 투자 위축은 2023년 약세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132건의 투자 라운드에서 총 7억950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이전 최고치 대비 약 30% 감소한 수치다.
VC 자금 유입이 둔화된 주요 원인으로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VC 모델 매력이 감소한 점 △메타버스·NFT·디파이(DeFi)와 같은 강력한 내러티브의 약화, 밈코인으로의 유동성 이동 등이 꼽힌다.
VC 투자 전략 변화
현재 투자 흐름은 블록체인 인프라, 서비스, 디파이(DeFi) 프로젝트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OKX벤처스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선택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VC들은 토큰 출시 → 강세장 유입 → 차익 실현(exit) 모델을 선호했으나, 이제는 다른 투자 방식이 대두되고 있다는 평가다.
VC 투자는 그동안 암호화폐 강세장 및 알트코인 시즌과 동행해왔다. 지난해 4분기 투자 규모가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2024년 1월과 2월에는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미국 VC 영향력 축소
가장 큰 변화는 미국 기반 VC 펀드의 영향력 약화다. 전통적으로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VC 투자는 ‘미국산(Made in USA)’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최근 투자 중심지가 점차 분산되고 있다.
특히 미공개(Undisclosed) 투자 라운드 증가로 인해 미국이 더 이상 VC 펀딩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유럽·아시아·중동 등의 지역이 암호화폐 VC 투자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적으로, 2024년 VC 투자 흐름은 2018년 약세장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며, 2021년의 토큰 붐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만약 강력한 투자 내러티브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올해 크립토 VC 시장은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