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네이버 증권 페이지를 통한 주식 투자가 조만간 가능해질 예정이다. 네이버에서 특정 종목 시세를 보다 아웃링크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증권사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 연동돼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증권사 고유 업무인 투자중개업 소지가 있는 기능은 모두 제외하고 출시되는 만큼 네이버 페이지 내에서 고유계좌 인증과 로그인이 가능할지, 얼마나 간편하게 매매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등은 최종적으로 서비스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가 위탁매매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매매 간편 연결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위탁업무’로 판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네이버는 해당 서비스를 수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지만 ‘라이선스 없이 증권사 업무를 하려 한다’는 지적에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이 주식매매 연결 서비스를 인허가가 필요한 ‘투자중개업’으로 판단하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네이버가 증권업 라이런스도 없이 간접적으로 금융서비스 제공을 시도하려 한다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이 실질적인 금융투자업에 진출하려 할 경우 그에 맞는 라이선스가 인허가를 받은 이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은 ‘투자중개업’으로 볼 만한 소지가 있는 부분을 회사와 협의해 모두 빼도록 협의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인가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입장으로, 금감원과 법상 문제가 없는 수준의 서비스 형태를 논의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서비스 준비를 마치면 입점 증권사들이 위탁 신고를 하고 네이버와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네이버를 통해 시세, 종목토론방, 공시, 리서치 등 주식 정보를 확인하던 투자자들은 버튼 하나로 바로 증권사 매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TS는 다운로드가 필요한 모바일 주식거래 앱(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달리 주식 매매가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다. 온라인 사이트 접속만으로 주식 매매가 가능하며 MTS보다는 구체적인 투자 정보를 볼 수 있고 HTS보다는 가볍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년 새 WTS를 신설하거나 재정비했으며, 구축하는데 큰 비용이 드는 시스템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네이버에서 고유계좌를 인증하고 바로 주식 매매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는지, WTS로 이동해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하는 경로인지 등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와 연계한 ‘주주 인증 서비스’를 통해 보유한 증권계좌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계좌가 연결된 증권사 WTS로의 이동은 간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중개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서비스는 조금씩 바꾸며 계속 조정돼 왔다.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든 투자자 보호 이슈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네이버파이낸셜 승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증권사들도 본격적으로 네이버와의 연동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일찍이 네이버파이낸셜과 WTS 연동을 논의해 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간편 연결 서비스 서비스 준비 단계에서부터 네이버와 합작해왔다.
반면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이미 MTS 고객 점유율이 높거나 탄탄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는 증권사들은 다소 소극적인 분위기로 전해진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수익 구조는 고객에게 직접 걷는 수수료는 없으며 증권사로부터 일정 금액의 ‘입점비’를 받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알려진다. 증권사들은 네이버 플랫폼의 영향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비용을 고려해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의 영향력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갈린다.
우선 네이버에서 시세, 공시, 증권사 리서치 자료, 뉴스 등 정보를 확인하는 유저들이 신규 고객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종목 토론방은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 경로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모바일 앱이 편해진 투자자들에게 네이버와의 연동이 매력적일지 의문도 제기된다. 키움, NH, 토스증권 등 많은 증권사들은 자체 앱에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인 종목토론방을 개설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옛날 PC·HTS 세대에겐 네이버 연동 페이지가 강력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네이버를 낄 이유가 별로 없다. 네이버 종목 토론방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있다 보니 폭발적인 영향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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