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경기 살리기에 나섰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0%에서 2.75%로 인하했다. 2%대 기준금리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국내 정치 불안 △건설 투자 위축 등 경기 하강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점도 부담이 됐다.
한은은 지난 1월 이례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낮춘 데 이어, 이번에 다시 1.5%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 성장 전망이 악화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여야 간 합의가 지연되면서 통화정책이 유일한 대응책이 되고 있다.
고환율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1월 금통위 당시 14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20원대로 내려오며 급등세가 주춤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엔화 강세도 원화 가치 안정에 기여했다.
시장은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구체화되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인 5~7월경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하강 우려 대응이 필요하지만 환율과 가계부채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며 “추경과 함께 연내 2~3회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기준금리 인하 자체는 불가피했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주거비 부담이 소비 증진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로 제시됐다. 최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4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고유가와 환율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부진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물가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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