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업비트서 1억3000만원대까지 밀려
이더리움·리플·솔라나·도지코인 10%대 급락
트럼프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예정대로 시행”
김치프리미엄은 0%대로 떨어져
공포·탐욕지수는 ‘극단적 공포’ 급전환
[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비트코인이 6% 넘게 급락하며 1억3000만원대까지 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재차 압박을 가하면서다.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 해킹 사태 이후 투심이 악화한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공포 심리가 시장을 크게 흔드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4.22% 떨어진 1억3244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6.61% 하락한 1억3213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한때 낙폭이 커지면서 업비트에서는 1억3075만원까지 떨어졌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5.02% 빠진 9만1433달러를 나타냈다.
투심이 크게 악화하면서 시가총액(시총) 상위권 알트코인들 모두 줄줄이 급락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0% 넘게 떨어졌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6.49% 떨어진 362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2.14% 하락한 363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1.07% 빠진 2513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거래량이 많은 리플(-12.13%)과 솔라나(-15.76%), 도지코인(-15.11%) 등은 더 큰 낙폭을 그렸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0%대로 떨어졌다. 사실상 가상자산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사라진 셈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0.87%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요 알트코인들이 모두 무너지면서 전형적인 ‘코인 하락장’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를 부추긴 결정적 요인은 트럼프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밝히면서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 낙폭이 커지기 시작한 시점도 이날 트럼프가 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이후다.
이에 미국은 유예 기한이었던 다음달 4일이 지나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곧바로 관세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바이비트 해킹 사태 이후 투심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또다시 커지면서 투자자 불안감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은 글로벌 경제를 비롯해 가상자산 시장에도 최대 악재로 꼽히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 5일(현지시간) 복수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의 우호적 정책에도 이전의 패턴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친가상자산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올초 고점을 찍으며 알트시즌이 도래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관세 전쟁 등 예기치 못한 거시경제적 이슈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5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49·중립적인)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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