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25일 뉴욕 증시 개장 전 위험 회피 흐름 속 폭넓은 하락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한때 8만7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가격 하락 속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일부 저가 매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급락은 증시 약세에서 비롯된 자산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분위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 관세전쟁, 밈코인 열기 소멸,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여파 등 여러 악재들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비트코인 전략 비축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이 구체적으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르는 실망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트코인 전략 비축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지지해줄 새로운 촉매제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데리빗 데이터를 인용, 비트코인이 8만달러에서 일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하면서 기술 분석 이론들은 7만달러까지의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머큐리오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페트르 코자코프는 “업계는 (트럼프의 공약이)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안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로 나타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 바이비트 거래소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대 해킹 사건으로 40만1000ETH가 유출됐고, 밈코인 시장이 ‘펌프 앤 덤프’ 사기로 몸살을 겪으면서 시장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뉴욕 시간 25일 오전 8시15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9100억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6.86% 감소했다. 전일 뉴욕 증시 마감 무렵과 비교하면 1500억달러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1983억달러로 125.54%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7%,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10.1%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29로 전일보다 11포인트 급락, 공포 상태를 가리켰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9262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6.81% 내렸다. 이날 새벽 저점은 8만6873달러로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2430달러로 9.29% 떨어졌다.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기록한 4891.70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도 24시간 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엑스알피(XRP) 8.81%, BNB 3.66%, 솔라나 11.67%, 도지코인 9.91%, 카르다노 9.67%, 트론 7.03%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2월물은 8만9255달러로 5.04%, 3월물은 8만9675달러로 5.14%, 4월물은 8만9235달러로 6.21% 밀렸다. 이더리움 2월물은 2432.00 달러로 7.91%, 3월물은 2449.00 달러로 7.93%, 4월물은 2465.50달러로 8.04%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6.44로 0.15% 내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334%로 7.6bp 후퇴했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