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이더리움 재단이 2월 20일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Open Intents Framework)’를 발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30개 이상의 팀이 협력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을 더 쉽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다양한 블록체인들이 등장하면서 사용자들이 여러 네트워크를 오가야 하는 불편이 커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인텐트의 부상과 필요성
L2는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지만, 기대만큼 ETH의 가치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아비트럼(Arbitrum)은 L3 플랫폼에서 10%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도, 이더리움 L1에는 2%의 비용만 지불한다. 이는 L2가 ETH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지만, ETH의 경제적 가치에는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더 큰 문제는 Solana와 같은 경쟁 체인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더리움 L2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L2BEAT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2월 초 주요 L2 TVL(총 예치 자산 규모)이 약 5% 감소하는 등 유동성도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L2는 단순한 거래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남게 되고, ETH 가치 증대와의 연결 고리는 더욱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 L2 블록 저장소(blob) 경쟁 심화
이더리움 L2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블록 저장소(blob) 경쟁이다. 현재 이더리움 블록당 단 3개의 blob만 제공되며, 이를 모든 L2가 경쟁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Base,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 상위 L2가 대부분의 blob 공간을 점유하고 있어, 신규 L2들은 높은 거래 비용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polynomialfi 공동 창립자인 gauthamzzz는 현재 전체 blob 공간의 55%가 소수의 L2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다면, 2025년 5월경 L2 생태계는 용량 초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blob 저장소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L2 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유동성 단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가 등장했다.
#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란 무엇인가?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는 블록체인 간 거래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자산을 이동시키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이 프레임워크를 이용하면 단순한 ‘의도(Intent)’만 설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내 Base 체인의 100 USDC를 Arbitrum 체인의 100 USDT로 바꾸고 싶다”는 요청을 하면, 시스템이 최적의 경로를 찾아 자동으로 거래를 실행해준다. 이 프레임워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Open Source)으로 설계되었으며,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 ERC-7683 표준 지원:
ERC-7683은 인텐트 생성, 실행 및 정산 방식에 대한 표준을 정의하며, 이를 통해 크로스체인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다. 이 표준은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에는 이를 활용한 참조 구현이 포함되어 있다. - 오픈소스 솔버 구현:
솔버는 온체인 이벤트를 감시하고 인텐트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는 독립적인 솔버 코드베이스를 제공하여, 특정 인텐트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 모듈형 스마트 컨트랙트:
ERC-7683을 기반으로 인텐트 실행 및 정산 로직을 정의한 사전 구축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리밋 오더(Limit Order) 스왑 및 하이퍼레인(Hyperlane) 정산을 지원하며, 다양한 정산 메커니즘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사용자 친화적 UI 템플릿: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사용자가 인텐트를 쉽게 생성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 ERC-7683과 유니스왑의 역할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ERC-7683 표준이다. 이는 크로스체인 거래를 더 쉽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유니스왑(Uniswap)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유니스왑은 탈중앙화 거래소(DEX)로서 ERC-7683을 활용해 사용자가 여러 블록체인에서 보다 원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니스왑 V4는 중앙화된 유동성 모델을 도입하여 가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유니스왑 X는 크로스체인 기능을 강화해 ERC-7683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술이 정착되면, 크로스체인 자동화 시장 조성자(AMM, Automated Market Maker)가 등장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용자는 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속도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 과제는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OIF)는 크로스체인 거래를 혁신할 가능성이 크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기존 크로스체인 솔루션과의 차별화, ERC-7683의 도입에 따른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
- 기존 크로스체인 솔루션과의 경쟁
OIF는 레이어제로(LayerZero), 악셀라(Axelar), 웜홀(Wormhole)과 같은 기존 솔루션과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기존 솔루션들은 이미 크로스체인 메시징 및 브리징 기술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OIF가 얼마나 빠르게 채택될지가 중요한 변수다. 레이어제로는 다중 체인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악셀라는 보안성을 높인 메시징 시스템을 제공한다. OIF가 이들과 차별성을 유지하려면 거래 최적화와 자동화된 실행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 ERC-7683의 적용과 도입 속도
ERC-7683 표준은 크로스체인 거래를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존 브리지 및 크로스체인 프로토콜이 이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가 변수다. 기존 브리지들은 이미 자체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새로운 표준이 강제적으로 도입되지 않는다면 확산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또한, 유니스왑 외 핵심 프로토콜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ERC-7683을 채택할지도 관건이다.
- 보안과 확장성 문제
크로스체인 거래는 해킹 및 보안 위협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OIF가 더욱 안전한 크로스체인 거래 환경을 구축하려면, 보안 강화를 위한 별도의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앙화된 검증 노드 없이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함께 구축하면, 모두가 이긴다”
여러 과제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생태계가 하나의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적인 협업과 표준화된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는 “함께 구축하면, 함께 승리한다”고 강조하며, 블록체인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오픈 인텐트 프레임워크가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전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