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최근 비트코인(BTC)은 거시 경제 불안과 유동성 감소 등으로 단기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하락은 구조적인 변화라기보다는 기술적 조정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번 조정은 과도하게 쌓인 투기적 자금을 정리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으며, 실물 연계 자산(RWA)과 인공지능(AI) 등 강력한 내러티브가 시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입니다.”
앨리스 리우(Alice Liu) 코인마켓캡 리서치 총괄이 27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이드덴버에 참여해 <블록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리우 총괄은 “현재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관세와 금리 등 외부 환경의 불안으로 유동성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출도 상당히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달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약 34억달러의 순유출이 일어났다.
이어 “특히 다음 달 열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아 추가 유동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리우 총괄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은 7~9만 달러 사이에서 계속해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이 추세는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리우 총괄은 현재의 약세가 올해 내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 일주일 동안 10% 넘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리우 총괄은 디지털자산과 전통금융 간의 시장 규모를 근거로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성장했지만, 전통 금융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시장”이라며 “현재 디지털자산의 시가총액은 약 2조8500억달러(약 4160조원)로, 애플 시가총액보다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업계는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며 “미국, 중국, 엘살바도르와 같은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이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꾸준한 수요와 더불어 리우 총괄은 RWA와 AI가 전통 금융 자금을 원활하게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유입시켜 강력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금, 국채, 부동산과 같은 전통 자산이 디지털자산과 결합돼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RWA 토큰을 구매하는 것이지만 사실 기관들은 토큰과 연계된 실물 자산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는 이미 그들에게 익숙한 투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또한 자산 배분과 투자 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끌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리우 총괄은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자산이 미국 달러를 약화시키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도입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달러의 지위를 강화하고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함”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경제가 불안정한 국가들에서는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더욱 공고히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앨리스 리우 총괄은 지난 2015년 JP모건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위즈덤트리에서 디지털자산 연구를 담당했다. 이후 2022년 코인마켓캡 리서치 총괄로 자리를 옮긴 리우 총괄은 디지털자산 관련 다양한 인사이트를 업계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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