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28일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트럼프 관세 전쟁을 둘러싼 우려로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8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이며 8만1000달러 조금 아래 수준으로 회복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 자산 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조치를 계속 내놓고 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관세 전쟁 및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거시적 악재에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잠시 후 발표될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흐름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판단 시 주로 참고하는 데이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관세 전쟁을 둘러싼 전세계적 위험회피 때문에 PCE 물가지수 상승세가 예상을 밑돌더라도 시장의 분위기를 크게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암호화폐 금융 플랫폼 블로핀의 옵션 거래 및 연구 책임자인 그리핀 아던은 “미국의 국내 정책이 불안정해졌으며, 백악관은 이 불안정을 기꺼이 활용하려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정확한 미래의 지침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변동성 낮은 자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 트레이더들은 다른 자산으로 옮겨가기 앞서 특정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포지션을 정리해야 하며, 이는 암호화폐를 포함한 거의 모든 자산군에서 나타나는 하락세를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뉴욕 시간 28일 오전 8시15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6800억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6.23% 감소했다. 전일 뉴욕 증시 마감 시점과 비교하면 900억달러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1734억달러로 9.50%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9.9%,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9.6%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21로 계속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869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6.34% 내렸다. 이날 새벽 저점은 7만8248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2129달러로 9.47% 빠졌다.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기록한 4891.70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도 24시간 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엑스알피(XRP) 8.45%, BNB 5.92%, 솔라나 2.23%, 도지코인 10.35%, 카르다노 10.06%, 트론 1.41%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2월물은 8만805달러로 3.08%, 3월물은 8만1250달러로 3.07%, 4월물은 8만1675달러로 3.25% 밀렸다. 이더리움 2월물은 2117.50 달러로 5.95%, 3월물은 2129.00 달러로 6.03%, 4월물은 2156.50달러로 5.52%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7.31로 0.06% 올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61%로 0.4b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