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기술주 부진에 ‘검은 금요일’…코스피 2,600선 하회
美정책 변동성 심화 우려…”투매,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도”
우크라 종전 협상 ‘빨간불’에 美 고용지표 경계심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3주간 이어온 상승세를 마감하고 코스피 2,500대로 다시 내려왔다.
미국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하던 지수는 엔비디아 급락과 미국발 관세 우려 재발이라는 ‘겹악재’를 만나 무너졌다.
금주도 미국 관세 관련 뉴스에 따른 높은 변동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계속된 상승세가 일단락되고 조정장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의 파행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전망이 어두워진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경기 불안 우려를 자극할 수도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58% 내린 2,532.78을 기록, 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미국 경기 둔화세로 인한 조정 영향에서 하락 출발한 지수는 주중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대기하며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전망치를 제시했으나, 총마진율 둔화가 빌미가 돼 주가가 하루 8% 넘게 급락했고 국내 반도체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4월 2일부터 시행된다고 했다가 3월 4일로 번복하면서 무역 분쟁 우려가 재발했다.
지난달 28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1조5천억원이 넘는 매도 폭탄을 던졌고, 코스피는 3.65% 급락해 지난해 8월 2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주(24~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5천735억원을 순매도해 7주 연속 매도세를 나타냈다.
기관도 9천21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2조9천982억원 규모 순매수로 전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연기금은 역대 최장인 40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유입된 오락/문화(2.13%)와 부동산(0.97%)이 올랐을 뿐, 기계/장비(-8.56%), 의료/정밀(-7,52%), 전기/전자(-7.13%) 등 나머지 전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30.69포인트(3.96%) 내린 743.96으로 4주 만에 하락했다.
(평택=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9일 경기도 평택항 부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2.19 cityboy@yna.co.kr
금주 코스피는 계속되는 관세 관련 뉴스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가 오는 4일 발효되면서, 관세가 불러올 실질적 부담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
관세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와 당사국 간 협상 결과는 예측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4월 2일에는 상호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어 수출 둔화 우려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을 이유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호재보다 악재에 크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시장 참여자 심리가 많이 위태롭다”며 “투매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와 미국 정책을 이유로 국내 증시도 다시 조정이 나오고 있다”며 “이후 확인해야 할 홍콩 항셍 증시의 조정 가능성, 3~4월 미국 정책 이벤트와 실적 시즌 등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회담이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다시 시장의 불안 요소가 됐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 중 고성을 주고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중도 취소하는 등 종전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4~5일 열리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통화 및 재정확장 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재료 소멸로 인한 매물 출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수 소비가 둔화하고 미국과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기부양책과 트럼프 관련 정책 발표가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주중 주요 경제지표로는 미국 2월 실업률과 비농업 신규고용 발표가 있다.
이를 계기로 최근 미국 행정부 공무원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및 경기 둔화 우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예상보다 양호한 지표가 나올 경우 경기 불안 심리가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550∼2,68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3일 중국 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4일 미국 2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
▲ 5일 미국 2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민간고용
▲ 6일 미국 2월 ISM 서비스업 PMI,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3월 통화정책회의, 한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7일 미국 2월 실업률, 미국 2월 비농업 신규고용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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