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 대비 28% 떨어진 후 낙폭 일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트 기대감의 후퇴 등 5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BTC)은 올해 1월 20일 역대 최고가인 10만9000 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거시 경제 불안 △바이비트 해킹 사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출 △현선물 차익거래 청산△트럼프 트레이딩 후퇴 등을 이유로 꼽았다.
거시 경제 불안과 트럼프의 정책 우려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며, 미국 증시 하락과 함께 가격이 떨어졌다. 나스닥100 지수도 2월 19일 이후 약 7%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정책을 예고하면서 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BTC 마켓의 캐롤라인 볼러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비트코인 급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월간 등락률…2022년 6월 이후 최대 낙폭 기록
바이비트, 15억 달러 해킹 피해…보안 우려 확산
지난 2월 21일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약 15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가 해킹당한 사건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번 해킹은 ‘콜드 월렛(Cold Wallet, 오프라인 지갑)’이 타깃이 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도난 사건으로, 보안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 미국 국방부와 국제 보안기관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해킹 그룹 라자루스(Lazaru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펀드 스플릿 캐피털(Split Capital)의 자히르 에브티카르 공동창립자는 “15억 달러라는 거액이 해킹당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흔들렸다”며 “투자자들이 시장 복귀를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 월간 최대 기록
비트코인 가격 급락과 함께 비트코인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블랙록 ETF에서 대규모 매물이 나온다는 루머까지 퍼졌다. 이는 통상적인 ETF 자금 유출입 활동임에도 불안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2024년 1월 출시 이후 비트코인 ETF는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을 촉진하며 가격 상승을 견인했지만, 2월 한 달 동안 무려 33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유출 기록을 세웠다.
투자사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Angeles Investment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클 로젠은 “투기성 자금(Hot Money)은 가격이 오를 때는 급격히 유입되지만, 하락이 시작되면 빠르게 빠져나간다”며 “비트코인 ETF의 자금 유출이 추가적인 매도 압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ETF 유출입 현황
선물·현물 차익거래(캐시 앤드 캐리 트레이드) 청산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도 차익거래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되며 하락을 부추겼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보다 높은 것이 보통이다. 선물 보유에 따른 이자 비용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헤지펀드들은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로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현물 대비 선물 프리미엄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헤지펀드들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포지션을 대량 매도했다.
암호화폐 투자사 리스크 디멘션스(Risk Dimensions)의 창립자 마크 코너스는 “비트코인 ETF 유출은 단순한 개미 투자자의 매도보다는 차익거래를 진행하던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정리에 따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트레이딩 약발 끝?…7일 크립토 서밋 주시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으나, 정책 실행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 없다.
와이오밍주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비트코인 정부 보유를 추진했지만, 의회 내 지지 부족으로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가 임명한 암호화폐 차르(정책 담당자) 데이비드 삭스는 오는 7일 크립토 서밋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깜짝 발표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향후 전망은? 기관 투자자 움직임에 달려
비트코인 시장의 향후 흐름은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거시 경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금리 정책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완화 △ETF 자금 흐름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기관 자금 유입과 함께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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