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이 암호화폐를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삼을 가능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발표를 통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씨티가 분석했다.
3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주말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에 엑스알피(XRP), 솔라나, 카르다노를 포함한다고 밝혔으며,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씨티의 분석가 알렉스 손더스는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의 잠재적인 전략적 보유자가 될 것이라는 추가 계획을 밝힌 이번 발표는 암호화폐 자산군의 정당성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티은행은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정부가 약 190억 달러(약 25조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비트코인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금 보유량(약 7500억 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또한 정부가 보유한 암호화폐의 상당 부분이 압수된 비트코인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추가적인 디지털 자산 비축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공개 시장에서의 매수를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은행 측은 “현재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선정되는 암호화폐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투자의 사전 발표는 가격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움직일 위험이 있으며, 이는 1990년대 후반 영국 정부가 금을 매각할 당시 발생했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씨티는 이어 비축 자산에 포함될 토큰 선정의 추가적인 명확성은 (시장에) 더 많은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투자사 번스타인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암호화폐 매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거나 금 보유량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를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포함하는 정책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