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8% 급락하며 주말 폭등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을 언급하면서 1억4300만원대까지 반등했다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결정하자 1억2900만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4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4.10% 떨어진 1억2964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8.77% 하락한 1억2956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8.59% 빠진 8만5977달러를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알트코인들은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5.84% 떨어진 324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4.78% 하락한 324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4.43% 빠진 2145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거래량이 많은 리플(-18.39%)과 솔라나(-20.02%), 도지코인(-16.57%) 등도 줄줄이 폭락했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3%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6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3.04%다.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발(發) 호재와 악재가 잇달아 나오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트럼프가 지난 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을 발표하면서 폭등장이 연출된지 하루 만에 바로 폭락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이후 예정대로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영향이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확인한 여파도 가세했다.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전쟁 우려는 그간 가상자산 시장 최대 악재로 꼽혀왔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워 유동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시장의 돈이 마르면서 가상자산과 같은 자산까지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밝힌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으로 향후 비트코인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더블록을 통해 “트럼프의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은 비트코인에 장기적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접근성 제고로 투자자들은 보다 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오는 2028년 연말 비트코인 가격을 50만달러에 올려 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행정명령 발표 당시 디지털 자산 실무그룹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에이다 등 가상자산 준비금 마련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15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33·공포)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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