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이더리움(ETH)이 4일(현지 시간)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하락할 경우 대규모 포지션 청산 위험이 대두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암호화폐 시장 급락 속에서 1억26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 청산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해당 포지션은 청산 가격까지 불과 4% 차이로 접근했으나, 이더리움이 2000달러 지지선에서 반등하며 청산 사태를 피했다.
ETH, 48시간 동안 22% 하락… 청산 위협 지속
이더리움은 (코인데스크 기사 작성 시간 기준) 2080달러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48시간 동안 22% 하락했다. 일요일 급등분을 모두 반납했다.
특히, 2000달러 지지선에서 반등이 나오지 않았다면, 메이커다오에서 담보로 잡혀 있던 대규모 포지션이 청산될 가능성이 컸다. 첫 번째 주요 청산 가격 레벨은 1929달러였으며, 이후 1844달러와 1796달러에도 추가 청산 포지션이 형성돼 있었다. 이들 포지션의 총 규모는 3억4900만달러에 달한다.
청산 유도 가능성… 트레이딩 기업의 타겟
시장 가격이 청산 가격에 가까워지면 트레이딩 기업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노린다. 메이커다오에서 이더리움 담보 포지션이 청산되면 해당 코인은 즉시 매도되거나 경매에 부쳐지며, 이 과정에서 일부 수수료는 프로토콜로 돌아간다.
특히, 메이커다오에서는 청산된 ETH가 할인된 가격에 매입될 수 있으며, 이후 시장에서 재판매될 경우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디파이(DeFi)에서의 청산은 선물 시장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선물 계약은 파생상품이므로 높은 레버리지 덕분에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디파이는 실물 자산(현물 ETH)이 직접 청산되기 때문에 시장 충격이 더 크다.
트레이딩 기업들은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청산 수준까지 가격을 밀어붙이고, 청산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며 연쇄적인 청산(캐스케이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연쇄 청산이 끝나면 새로운 매수 세력이 청산된 물량을 흡수하며 가격이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청산당한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ETH, 비트코인 대비 부진… 기관 투자와 경쟁 블록체인 영향
디파이라마(DefiLlama)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13억달러 상당의 ETH가 청산 가능 상태이며, 이 중 4억2700만 달러가 현재 가격의 20% 이내에 위치해 있어 추가 하락 시 청산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편, ETH는 최근 상승장에서 비트코인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ETH/BTC 비율은 0.0235까지 하락했으며, 이는 과거 강세장 주기에서 기록했던 0.156 및 0.088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ETH의 상대적 부진은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로 집중 유입된 점 △솔라나와 베이스 같은 대체 블록체인이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