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영향 탓에 소비자들이 멕시코산 농산물을 중심으로 며칠 내 가격 인상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미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이날 작년 4분기 실적발표 보도자료에서 지속되는 소비자 불확실성과 2월 순매출의 소폭 감소, 관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1분기 중 수익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관세’ 여파로 조만간 상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타깃이 겨울철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 부과로 이번 주부터 과일과 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넬 CEO는 “우리는 이런 품목들의 가격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소비자들은 향후 며칠 내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코넬 CEO는 언급했다.
타깃은 1분기 중 매출 타격도 우려했다.
타깃의 짐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기록적인 밸런타인데이 실적에도 불구하고 2월 전반의 매출이 부진했다”며 “이례적인 추위가 의류 판매에 영향을 미쳤고,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이 비필수 품목 매출에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미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코리 배리 CE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중국·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로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리 CEO는 “우리는 전 품목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비용 부담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은 거의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스트바이가 3개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제품 비중은 2∼3%에 불과하지만, 전자제품 공급망이 중국과 멕시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배리 CEO는 언급했다.
중국과 멕시코에 공급망을 의존하는 제품 비중은 각각 55%, 20%에 달한다고 부연했다.
배리 CEO는 “무역은 우리 사업과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며 “가전제품 공급망은 매우 글로벌하고, 기술적이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타깃과 베스트바이는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냈지만, 관세 및 소비심리 약화로 실적 타격이 우려된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날 오전 장중 주가가 각각 6%, 15% 급락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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