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이날 새벽 8만1000달러 선까지 하락한 뒤 반등했으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걸친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5일 오전 7시53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1.04%(129만2000원) 오른 1억3133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 대비 1.41% 상승한 8만7635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3억달러(약 4530억원)가 청산됐다. 이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61%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디지털자산 청산 금액은 약 7억9957만달러(약 1조 163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솔라나(SOL) △엑스알피(XRP) △카르다노(ADA) 등 주요 알트코인이 1억5000만달러(2180억원) 이상의 청산 피해를 입었다.
이번 시장 충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됐다. 이 조치로 인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장 초반 2% 가까이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하루 사이 8만1000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제임스 로젠버그 미국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가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자산처럼 고위험 자산군에서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청산 규모는 향후 시장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시장 변동성은 최근 트럼프의 또 다른 정책 변화와 맞물리며 더욱 부각됐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미국 정부 차원의 ‘디지털 자산 준비금(Crypto Reserve)’ 구상을 발표하며 비트코인, 이더리움(ETH), 카르다노 등을 포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조성했다. 이 발표 직후 디지털자산 시장은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번 관세 조치가 시행되면서 상승분이 대부분 반납됐다.
벤자민 코헨 글래스노드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디지털자산 준비금 발표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부양했지만, 거시경제적 요인이 이를 압도했다”며 “비트코인이 10일 동안 7만8000달러에서 9만5000달러까지 급등 후 급락한 것은 시장 방향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반등을 가져올 수 있지만, 거시경제적 요인과 글로벌 무역 불안이 이를 억누르며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15점(극심한 공포)으로 전날(33점)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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