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행보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가 핵심 의제?
5일(현지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투자은행 TD 코웬(TD Cowen)은 트럼프가 전날 연설에서 암호화폐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그에게 있어 개인적인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TD 코웬의 워싱턴 리서치 그룹을 이끄는 재럿 사이버그는 “만약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핵심 이슈로 여겼다면 연설에서 다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는 연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관련 발언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이번 연설에서의 침묵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사이버그는 이를 “주택 및 은행 관련 언급의 부재보다 더욱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가 이미 암호화폐 관련 전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설에서 이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입법 추진과 정치적 고려
트럼프의 연설에서 암호화폐가 빠진 이유에 대한 정치적 분석도 나왔다. TD 코웬은 공화당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직접 개입하면 이 과정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은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그가 암호화폐를 자신의 주요 정치적 의제 중 하나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이버그는 “트럼프는 암호화폐 투자자들 앞에서는 이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 암호화폐가 그의 핵심 관심사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악관, 첫 암호화폐 정상회의
한편, 트럼프가 연설에서 암호화폐를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7일 첫 암호화폐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삭스가 주도하며, 마이클 세일러와 브라이언 암스트롱 등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방향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미국의 암호화폐 전략적 비축에 대한 세부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