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10년 전 홈플러스 투자로 손실 위험에 노출된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투자 리스크 관리로 투자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에 약 6000억원을 투자했다.
MBK파트너스는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총 6조원에 인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공동투자펀드를 통해 전환상환우선주(RCPS) 약 6000억원에 투자했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공동투자자 자금과 우선주 펀드 7000억원을 포함해 약 3조2000억원을 펀드로 조성했으며 약 2조7000억원은 인수금융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국민연금이 RCPS 투자를 택한 건 일반 지분 투자와 달리 안정성이 보강되는 메자닌(채권+주식) 성격 때문이다. 국내 연기금들은 인수합병에 참여할 때 우선주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투자를 선호한다.
국민연금이 인수자가 정해지기도 전에 MBK와 손잡고 투자에 나선 것도 메자닌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이전에도 ING생명, 코웨이 등 공동 투자에 다수 참여했지만 입찰 전부터 특정 후보와 함께 한 건 처음이었다. 공적 성격을 지닌 자금이 특정 편을 든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주로 인수자가 확정되면 함께 투자를 논의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선순위 차입금 변제에 밀리면서 미지급 이자가 누적된 원리금은 크게 불어난 상황이다. 미상환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연 100억~3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조성한 후순위 3호 펀드에도 국민연금 자금이 일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엠비케이파트너스삼호의2(13MBK)에 229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투자 리스크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관리해 투자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해 업계 시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이 신용등급 강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긴 했지만 온라인으로의 소비 트렌드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가 오랫동안 누적된 가운데 특히 코로나 기간 오프라인 매장 방문 고객이 급감하면서 오프라인 마트의 매출 감소는 심화됐다.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 고비만 넘기면 되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홈플러스는 경기나 업황 문제가 아닌 유통 트렌드 변화로 인한 부진을 겪고 있다”며 “그나마 남아있는 지점 중 부동산 가치가 있는 곳을 매각하는 방법 정도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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