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이더리움의 최대 업그레이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펙트라(Pectra)’가 테스트 과정에서 버그가 발생해 출시가 연기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6일(현지시간) 진행된 회의에서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당초 펙트라는 이더리움이 다른 블록체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속도와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다수의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계획이었다. 개발자들은 올해 1월 테스트 일정에 합의하며, 3월 6일 회의에서 메인넷 적용 날짜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만약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업그레이드는 3월 중 실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두 주요 테스트 네트워크인 홀스키(Holesky)와 세폴리아(Sepolia)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버그가 발견됐다. 다만, 문제의 원인은 펙트라 자체가 아니라 테스트 환경의 잘못된 설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발자들은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두 차례의 테스트로 충분했겠지만, 이번 경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인 알렉스 스톡스는 “확정된 날짜를 설정하기 전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홀스키 ‘섀도 포크’ 테스트 진행 예정
개발자들은 펙트라 업그레이드에 앞서 홀스키 테스트 네트워크의 ‘섀도 포크(Shadow Fork)’를 생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 블록체인의 임시 복사본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필요가 사라지면 폐기된다. 앞선 펙트라 테스트에서 발생한 설정 문제로 인해 홀스키의 많은 검증인이 오프라인 상태가 되었고, 현재 정상적인 거래 기록이 불가능한 상태다.
스톡스는 “홀스키에서 테스트를 원하는 누구나 섀도 포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자들은 홀스키 네트워크를 복구하기 위해 네트워크 검증인 중 67%가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다시 온라인 상태로 전환해야 한다. 홀스키가 정상적으로 트랜잭션을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개발자들은 메인넷 배포와 관련해 보다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상 일정에 따르면 홀스키 네트워크는 3월 28일까지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펙트라가 가져올 변화
펙트라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사용자와 운영자 모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설명했다.
가장 주목받는 개선 사항 중 하나는 EIP-7702로, 이는 암호화폐 지갑이 일부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업그레이드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은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갑 개발자들이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예: ETH 이외의 암호화폐로 거래 수수료를 지불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다른 핵심 제안인 EIP-7251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검증인들의 불편함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한 개의 검증인은 최대 32 ETH까지만 스테이킹할 수 있어, 더 많은 ETH를 스테이킹하려는 사용자는 여러 개의 노드를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EIP-7251이 적용되면 검증인당 스테이킹 한도가 2,048 ETH로 증가해, 노드를 여러 개로 나누는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신규 노드를 설정하는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더리움 로드맵 논란과 커뮤니티 불만
펙트라 연기 소식은 최근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불만과 맞물려 있다.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이더리움 재단이 명확한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지 못해, 솔라나 같은 경쟁 블록체인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더리움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발자들은 홀스키 네트워크가 정상 복구된 후 펙트라의 메인넷 적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