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 적용되는 加·멕 상품 관세 한달 유예…’불확실성 부각’ 美증시 급락
철강 관세는 예정대로 12일부터…”美고용지표 대기, 변동성 관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7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캐나다·멕시코 관세 유예 소식과 그로 인한 정책 불안감을 소화하며 업종·종목별 순환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완화 제스처에 전장보다 18.03포인트(0.70%) 오른 2,576.16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멕시코 관세 부과에도 자동차 관세 1개월 면제, 에너지 등 일부 업종 제외 기대감 등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외국인이 10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이러한 좋은 분위기가 이날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밤사이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25% 관세 중 상당 부분을 4월 초까지 유예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한 25% 관세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내달 2일까지 ‘25%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전날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한 달 유예한 데 이어 유예 적용 품목을 크게 늘렸다.
관세 유예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뉴욕 증시는 이 소식에 투매로 대응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그 영향력에 비해 지나치게 가변적이라는 점이 오히려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날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가운데 10명 이상의 해고자(구조조정)만을 취합한 캘린저 대량해고지수가 지난달 약 5만건에서 17만2천여건으로 급증하면서 불안심리가 더욱 확대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8%, 나스닥 종합지수는 2.61% 급락했다.
엔비디아(-5.74%), 테슬라(-5.61%)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주가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4.76%)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가 대거 약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 넘게 급락했다.
다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6% 넘게 하락하며 정규 장을 마쳤던 브로드컴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시간외거래에서 13% 넘게 급등 중이라는 점이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 약간의 안도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상장지수펀드)와 MSCI 신흥지수 ETF는 각각 1.98%, 0.63%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해서는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경우 대미 철강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인 대신 25% 관세를 면제받은 한국 철강 기업의 제품들도 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며 쿼터는 폐지된다.
이날 국내 증시는 엇갈리는 재료 속에 변동성이 큰 하루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지수가 미국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왔으나 미국 증시 하락과 브로드컴 시간외 급등이 각기 다른 신호를 주고 있는 데다 종목이나 업종간 순환매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밤 나오는 고용지표 경계심리 등으로 장중 순환매 색깔이 빈번하게 바뀔 수 있다”며 “변동성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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