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7일 뉴욕 시간대 암호화폐 서밋과 미국의 비농업고용보고서 발표라는 2개의 대형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소폭 후퇴했다. 이벤트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장중 움직임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비트코인은 오전 한때 9만1000달러를 넘어섰지만 모멘텀을 유지하지 못하고 8만80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이더리움 등 다른 주요 코인들도 대체적으로 장 초반에 비해 약간 하락했다.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암호화폐 서밋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암호화폐 전략 비축 행정명령은 투자자들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미국 정부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이외 단기적으로 추가 구매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는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전략 비축 대상으로 엑스알피(XRP), 솔라나, 카르다노를 거론한 것에 대해 “단순히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암호화폐를 언급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엑스알피(XRP)와 카르다노가 특히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삭스의 발언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CNBC에 따르면 스완 비트코인의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및 패밀리 오피스 책임자인 스티븐 럽카는 전일 행정명령에 대해 “좋은 뉴스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이 원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단기적인 매수 압력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보고서는 예상을 하회하며 미국 노동시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다소 부정적으로 간주된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포럼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퍼 탱글러 인베스트먼트의 채권 부문 책임자인 바이런 앤더슨 “현재로서는 고용 보고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발표된 데이터는 기껏해야 뒤섞인 수준이다. 하지만, 트럼프 혼란 속에서 경제의 향방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로 인한 혼란과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결국 경제 지표가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로부터의 계속되는 자금 유출은 시장 분위기가 여전히 억제돼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달러화 하락 추세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암호화폐 시총, 뉴욕 시간대 초반보다 $400억 감소
뉴욕 시간 7일 오후 3시45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8800억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59% 감소했다. 이날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전과 비교하면 400억달러 줄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1359억달러로 23.38%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2%,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9.1%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30으로 계속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7415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55% 내렸다. 간밤(아시아 시간대) 저점은 8만4717달러, 이날 뉴욕 시간대 고점은 9만1191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2162달러로 1.48% 후퇴했다.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기록한 4891.70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은 24시간 전 대비 엇갈린 흐름이다. 엑스알피(XRP) 4.75%, 카르다노 6.22% 빠졌다. 반면 BNB 0.34%, 솔라나 0.76%, 도지코인 1.84%, 트론 2.12% 상승했다.
#암호화폐 선물 하락 … 美국채 수익률↑, 달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3월물은 8만8165달러로 1.45%, 4월물은 8만8990달러로 1.23%, 5월물은 9만185달러로 0.63% 하락했다. 이더리움 3월물은 2175.00달러로 1.52%, 4월물은 2193.00달러로 1.26%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3.84로 0.22% 밀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322%로 4.6bp 올랐다.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자금 유출 지속
뉴욕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로부터의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전일(목) 비트코인 ETF에서 1억3430만달러 빠져나가며 다시 마이너스 흐름으로 전환됐다. 비트코인 ETF는 2월17일 이후 단 2차례 순유입을 기록했다.
블랙록(IBIT) 5060만달러,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 3450만달러 등 6개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목요일 순유입을 기록한 비트코인 펀드는 없다.
이더리움 ETF는 1000만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 블랙록(ETHA)에서만 1000만달러 빠져나갔고 다른 펀드들은 자금 유출입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