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사용 늘면 담보로 사용되는 美 국채 수요도 늘어
트럼프 “8월 의회 휴회 전에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 통과 희망”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첫 ‘디지털 자산 서밋’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했듯이 미국(달러)이 계속해서 세계의 지배적인 기축통화가 되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미 달러 같은 법정화폐와 일정한 교환가치를 가지도록 설계한 가상화폐다.
통상 스테이블코인은 그 가치를 지탱하기 위해 담보를 두게 되는데 미 국채를 담보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면 미 국채 등 달러 수요가 늘면서 달러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이다.
미 국채 수요가 늘면 미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장기 금리도 내려갈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작년 10월 1천200억달러 상당의 미 국채가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한국이 보유한 미 국채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는 지난달 4일 기자회견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국제적으로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보장할 잠재력이 정말로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처리가 행정부 우선순위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의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법정 정의, 발행 절차 등을 규정해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규제 틀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밋에서 “달러를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에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한 법안을 작업하는 의원들의 노력에 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을 “우리 금융 분야 경제 성장과 혁신을 위한 엄청난 기회”라고 평가하고서 의회가 오는 8월에 휴회하기 전에 법안을 통과시켜 자신이 서명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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