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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달 식품업계가 가공식품과 외식가격을 줄인상한 가운데 이달 부동의 라면 1위인 신라면과 국민 과자 새우깡 등의 가격도 올라갈 예정이다.
지난달 물가는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는데, 고환율이 장기화하고 식품 원재료에 영향을 미치면 향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나온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2.9% 상승해 1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출고가격이 인상된 빵(4.9%), 커피(7.9%), 김치(16.6%), 비스킷(8.4%), 주스(7.6%) 등이 순차 반영된 영향이다.
외식 물가도 전년보다 3.0% 상승하면서 강세를 이어갔다.
식품업계는 지난달 원가 상승 압박을 이유로 장바구니와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오뚜기는 편의점용 컵밥류 7종을 600원 올렸고, 해태제과는 초콜릿이 들어간 10개 제품을 8.6% 올렸다. 편의점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의 커피는 100원씩 올랐고, 스타벅스·할리스·폴바셋 등 대형 커피 전문점이 200~400원 올린 데 이어 저가커피 브랜드인 컴포즈커피가 주요 제품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냉동만두와 햄, 소시지 등의 가격도 이달부터 올랐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만두, 왕교자, 스팸 등의 가격을 5.6%~9.8% 올렸다.
이런 와중에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도 오를 예정이다. 농심은 17일부터 신라면을 포함한 라면 56개와 새우깡을 포함한 총 17개 스낵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음료와 맥주 등의 가격도 인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웅진식품은 이달부터 하늘보리와 옥수수수염차 500㎖를 10% 올렸고, 롯데아사히맥주도 아사히 맥주 가격을 지난 1일부터 8~20% 올렸다.
식품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이 오른 데다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봐도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활용되는 품목들이 전월보다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전날 발표한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설탕(6.6%)과 유제품(4.0%) 가격이 전월 대비 크게 올랐다. 국제 설탕가격은 인도와 브라질 등의 공급이 부족해질 거라는 우려로 상승했고, 유제품은 오세아니아 지역의 생산이 줄면서 강세를 보였다.
곡물 가격은 0.7% 상승했는데, 러시아의 공급 부족과 유럽, 미국 등의 기상악화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유지류도 국제팜유의 생산 감소 등으로 2.0% 올랐다.
정부는 최근 가격이 오른 코코아가공품 등에 할당관세를 추가적용하는 등 원가부담을 절감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불안한 정치 상황과 고환율·고물가 지속으로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간 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식품업계 간담회 후 코코아파우더, 코코아매스, 코코아버터, 기타조제파인애플, 과실칵테일, 기타단일과실주스 등 6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를 추가로 지정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그 외에도 국산 농산물 원료구매자금 예산을 올해 13% 늘리고, 밀과 코코아, 커피, 유지류 등 식품소재 구입자금을 지원해왔다.
농식품부는 향후에도 식품 원재료 할당관세 적용, 수입부가가치세 면제 등과 같은 세제·금융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물가에 변수가 많아서 불안정한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가 압박하면서 미국에 투자를 요구하면 달러 강세가 지속될 거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원가 자체가 많이 오른 건지, 이에 편승해 인상하는 건지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분석해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경제 전망이 밝지 않아 물가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서민들이 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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