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루트닉은 관세 전쟁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다. 루트닉은 월가 출신으로 스테이블코인 테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달러 재편’에 스테이블코인이 자리하고 있으며, 루트닉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루트닉, 관세 전쟁의 선봉장
루트닉은 지난 화요일 미국의 캐나다 · 멕시코 관세 부과 직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정치 지도자 더그 포드(Doug Ford)에게 전화를 걸어 보복 관세 철회를 요청했다. 포드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루트닉은 트럼프와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간의 통화에도 배석했다. 트럼프와 트뤼도는 욕설을 주고 받을 정도로 격한 언쟁을 벌였다.
루트닉은 멕시코 경제장관 마르셀로 에브라드(Marcelo Ebrard)와 관세 회담을 가졌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는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과 함께 “출발점이 매우 달랐다”고 회담 후 소감을 전했다.
트럼프의 신임 받는 무역 정책 담당자
루트닉은 월스트리트 금융회사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 CEO 출신이다. 캔터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 홀딩스를 대리해 미국 국채를 매입해주는 역할을 했다. 캔터는 테더 지분도 보유 중이다. 루트닉의 아들이 테더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월가 금융맨인 루트닉은 트럼프 내각 상무장관으로 임명된 후 열성적인 관세 신봉자가 됐다. 그는 최근 수차례 TV 인터뷰를 통해 관세 정책을 대변했다.
루트닉은 CNBC에서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월가의 불안을 간파하고, 트럼프보다 앞서 관세 정책 완화를 시사한 것.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는 루트닉의 적극적인 미디어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루트닉은 트럼프의 경제 자문관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와 유사한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따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비교적 부드러운 스타일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보호무역주의 강화하며 논란도 초래
루트닉은 관세 정책뿐 아니라 이민 정책에서도 트럼프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그는 500만 달러를 투자하면 미국 시민권을 제공하는 ‘골드카드’ 프로그램을 지지하며 기존 투자이민제도(EB-5)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루트닉이 자동차 산업과 같은 복잡한 공급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그는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발표한 후 이틀 만에 일부 면제를 발표하며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백악관 대변인은 “루트닉 장관은 용기와 결단력을 갖춘 비즈니스 리더”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전쟁의 끝은 달러 재편…스테이블코인 주시
루트닉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관세 전쟁은 궁극적으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무역질서를 재편하는데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는 미국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줬지만, 동시에 만성적인 무역적자, 재정적자를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전쟁을 통해 이같은 적자 구조를 개편하고, 달러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글로벌 무역 체계를 바꾸려 시도 중이다. 달러 약세 상황에서도 달러 패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스테이블코인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테더 홀딩스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는 “우리는 신흥 시장에서 4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미국 부채를 사실상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트닉과 테더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달러 재편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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