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10일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주말 급락세로부터의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8만달러를 방어한 비트코인이 8만3000달러를 회복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선도하는 양상이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XRP) 등 다른 주요 코인들도 24시간 전 가격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1시간 전과 비교하면 약간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뉴욕 증시 주가 지수 선물이 다시 큰 폭 하락하는 등 자산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분위기는 아직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점차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 내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지난주 백악관 암호화폐 서밋에 대한 실망감 등이 디지털 자산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앞으로 나올 경제 데이터와 트럼프 경제 정책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계속되는 위험회피 추세를 이유로 암호화폐 시장의 추가 하락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트럼프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최근의 경기 둔화 추세는 연준의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고 이는 향후 암호화폐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된다. 미국 달러와 국채 수익률 하락 추세도 일반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긍정적 요소로 간주된다.
뉴욕 시간 10일 오전 8시20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7400억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20% 감소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1159억달러로 120.49%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3%,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9.4%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17로 극도의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3298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42% 내렸다. 간밤(아시아 시간대) 저점은 8만52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2121달러로 0.91% 후퇴했다. 간밤 저점은 1991달러.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기록한 4891.70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도 24시간 전 대비로는 모두 하락했다. 엑스알피(XRP) 1.02%, BNB 1.64%, 솔라나 4.08%, 카르다노 2.42%, 도지코인 4.10%, 트론 1.62% 빠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3월물은 8만3830달러로 3.92%, 4월물은 8만4105달러로 4.26%, 5월물은 8만4760달러로 4.24% 하락했다. 이더리움 3월물은 2133.50달러로 1.41%, 4월물은 2140.50달러로 1.63%, 5월물은 2095.00달러로 4.45%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3.71로 0.13% 밀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34%로 6.7bp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