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의 준비 작업을 본격화하며 2025년 10월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10일(현지시각) AMB크립토가 보도했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지털 유로 도입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이사회, 의회의 법적 승인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디지털 유로가 지금까지 그 필요성을 의심했던 회의론자들에게도 더욱 절실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디지털 유로는 도매(wholesale) 및 소매(retail) 금융 모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는 2023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CB는 현재 △기술 설계 최적화 △규제 프레임워크 확립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주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유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 소매용 디지털 유로: 일상적인 거래에 활용되며, 기본적인 이체 기능은 무료로 제공된다. 오프라인 결제 기능도 포함될 예정이다.
- 도매용 디지털 유로: 금융 기관 간의 거래 및 국경 간 결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ECB는 디지털 유로가 시민들의 금융 활동을 감시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는 개인의 거래 내역을 추적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지만, 여전히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통해 금융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CB가 정부 주도의 디지털 유로를 추진하는 가운데, 유럽 은행들은 별도의 규제 틀 내에서 암호화폐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스페인의 대형 은행인 BBVA는 최근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거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규제 승인을 받았다. 이는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시장법(MiCA)’이 시행되면서 가능해진 조치다.
ECB가 디지털 유로를 통해 중앙은행 주도의 금융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개별 은행들은 암호화폐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서며 대조적인 전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