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스테이블코인 상위 5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2천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코인데스크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 장관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한때 205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가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스테이블코인 시총 400억 달러 증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규모가 약 400억 달러 추가 성장했다. 암호화폐와 미국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으로 떠오르며 시장의 ‘승자’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테더(USDT)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14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으며, 2위인 서클의 USDC는 최근 600억달러에 근접했다. USDC는 트럼프 당선 이후 시총이 250억 달러가 증가해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통해 국채 수요 확보
베센트 장관은 지난주 디지털 자산 서밋에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이며, 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외국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중국은 지난 1년간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였으며, 이로 인해 국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를 준비 자산으로 보유하면 국채 수익률을 낮추는 동시에 달러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테더는 이미 3개월 만기 미국 국채의 주요 보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