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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글로벌 전기차(EV) 판매량 증가로 국내 주요 배터리사와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올해 1분기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이노베이션(6.02%), 에코프로비엠(5.40%), 포스코퓨처엠(4.39%), LG에너지솔루션(3.10%), 엘앤에프(3.59%), 솔브레인(2.89%)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상승세는 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브이-볼륨스닷컴(EV Volumes.com)에 따르면 1월 글로벌 EV 판매량은 133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유럽은 27만1000대로 28.9% 성장하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18% 증가한 11만8000대를 기록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며,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다”며 “CO2 배출 규제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판매 추세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월 글로벌 EV 배터리 장착량은 63.9GWh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며 “국내 3사의 실적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9GWh로 전년 대비 74% 대폭 증가했고 SK온은 30% 성장한 2.8GWh를 기록한 반면 삼성SDI(2.1GWh)는 –25%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이 전분기 대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1분기를 저점으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차를 감안하면 재고 조정의 영향이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2차전지 업종의 실적은 전분기 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주요 고객사의 지속적인 재고 조정으로 인한 수요 둔화가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상보다 업황 악화가 길어지는 이유는 전기차 완성차업체(OEM) 뿐만 아니라 배터리셀 및 소재 업체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악성 재고가 누적되면서 부정적인 연쇄효과와 채찍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초 유럽연합 집행부가 ‘유럽 자동차 산업 액션 플랜’을 공개하면서 CO2 배출 기준 개정을 예고했다”며 “이로 인해 유럽 OEM들의 전기차 판매 전략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오는 31일 공매도 금지가 해제될 예정에 있어 새로운 투자 수급 요인 발생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며 “3월 한국 2차전지에 대한 투자전략은 가급적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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