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11일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전일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완만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8만1000달러를 회복했다.
암호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은 최근 트럼프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내지 스태그플에이션 우려로 크게 타격을 받았다. 일부에선 경기침체 우려는 과장됐고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지만 추가 조정 전망 또한 적지 않다.
시장은 하루 뒤인 수요일 발표될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데이터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경우 위험성향 회복에 기여하겠지만 반대로 인플레이션 악화 신호는 위험자산에 추가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마렉스 솔루션스의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일란 솔롯은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을까? 확실하게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주식에 대한 롱 포지션을 취하는 위험 대비 보상 비율은 개선되고 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는 현재 크게 역전되어 있는 상태로 단기 계약이 장기 계약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시장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지만, 동시에 투자 심리가 극단적 상태임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Fx프로의 선임 시장 분석가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비트코인 일일 차트에서 약세 패턴이 지속되면서 200일 이동평균선 방어 실패 이후 매도 압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면서 “비트코인이 7만달러 ~ 7만4000달러 범위로 후퇴할 가능성이 여전히 가장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 시간 11일 오전 8시25분 코인마켓캡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6400억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3.35% 감소했다. 그러나 전일 뉴욕 증시 마감 무렵과 비교하면 800억달러 늘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24시간 거래량은 1546억달러로 32.86% 증가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1.1%, 이더리움 도미넌스는 8.7%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15로 극도의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이 시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1732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75% 내렸다. 간밤(아시아 시간대) 저점은 7만6624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 이더리움은 1904달러로 10.21% 후퇴했다. 간밤 저점은 1760달러. 이더리움의 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 16일 기록한 4891.70달러다.
시총 10위에 포함된 다른 알트코인들도 24시간 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엑스알피(XRP) 3.53%, BNB 3.47%, 솔라나 4.17%, 카르다노 3.93%, 도지코인 9.08%, 트론 3.56% 빠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3월물은 8만1755달러로 3.45%, 4월물은 8만2315달러로 3.50%, 5월물은 8만3155달러로 3.81% 반등했다. 이더리움 3월물은 1906.00달러로 2.06%, 4월물은 1927.00달러로 2.72% 회복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데이터 기준 달러지수는 103.47로 0.35% 밀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40%로 2.4bp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