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국내 증시가 반등 동력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고물가)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9%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마찬가지로 전망치(0.3%)를 밑돌았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4%까지 떨어진 뒤 오름세로 전환해 10월 2.6%, 11월 2.7%, 12월 2.9% 및 올 1월 3.0%로 상승했다. 4개월 만에 재차 내림세로 접어든 것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전망치인 3.2%를 밑도는 수치다. 특히 1월(3.3%)과 비교해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근원 CPI 3.1%는 지난해 7월과 8월 기록한 3.2%를 넘어 47개월 전인 지난 2021년 3월의 2.9% 이후 최저치다. 월간 상승률도 0.2%로 전월의 0.4%에서 약해졌다.
이번 CPI 발표는 오는 18~19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온 마지막 주요 경제 지표다. 지난달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앞당길 것이란 가능성이 관측이 나온다.
간밤 뉴욕증시는 2월 CPI 결과에 안도하면서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0% 하락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1% 넘게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0.49% 상승 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치는 등 안정을 보이자 상승 출발했다”면서 “특히 그동안 낙폭이 컸던 테슬라(7.60%)와 엔비디아(6.43%)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행하고 유럽연합(EU) 등이 보복 관세를 발표하는 등 우려가 확대되자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다만 예견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장 후반 최근 하락했던 종목 중심으로 상승이 재차 확대되며 결국 상승 마감했다. 다우는 일부 종목의 부진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우리 증시 역시 안도심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가 예상보다 높게나왔을 때 시장이 감당해야는 대가를 생각해보면, CPI 컨센서스 하회는 그 자체 만으로도 반길 만한 마중물”이라며 “최근 기대 인플레가 스태그플레이션 노이즈를 강제 투여하면서, 미국 증시 건강 상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2월 CPI가 디톡스를 해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