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이 트럼프 관세 전쟁, 미국 경기침체 우려, 채권시장 변동성이라는 거시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위험자산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변수들도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위험자산의 회복을 지지할 첫번째 변수는 분기 말 리밸런싱이다. 현재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이번 분기에 각각 6%, 4.8% 하락한 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5% 상승했다. 이에 따라 특정 자산 배분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펀드들 입장에선 채권 비중이 높아진 상태다. 따라서 분기 말이 다가오면서 주식을 매수하고 채권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주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 기술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요인은 엔화 가치의 하락이다. 최근 코인데스크는 일본 엔화에 대한 과도한 강세 포지션이 암호화폐 시장에 안정을 가져올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엔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분기 말 리밸런싱으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엔화 강세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와 엔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코인데스크는 분석다.
이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증가도 위험성향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투자 자문사 ‘투 프라임(Two Prime)’은 “미국과 중국의 영향으로 글로벌 순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 프라임은 이어 “이는 엔화 트레이드의 청산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금리와 인플레이션을 더 잘 통제하게 되면서, 다른 중앙은행의 채권에 대한 압박을 줄이고 엔화 차입 금리 상승 속도를 늦출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리와 인플레이션은 이미 지난 몇 달 동안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변동성에 대한 경계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앰버데이터에 따르면,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의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 8만1000 ~ 8만7000달러 구간에서 상당 규모의 마이너스 딜러 감마(negative dealer gamma)가 감지됐다. 이는 시장의 방향에 따라 딜러들이 포지션을 조정해 가격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