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 굽히지 않을 것”…뉴욕증시 또 일제 급락
美 2월 PPI 둔화에도 시장은 무덤덤…코스피 불안한 출발 예상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국내 증시는 14일 트럼프발 관세 공포에 다시 급락한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불안한 출발이 예상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96% 급락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3%, 1.39% 내렸다.
주목했던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시장은 멈추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휘청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해 “나는 굽히지 않겠다”고 밝혔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3주간의 작은 (시장) 변동성에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관세는 협상 도구에 불과할 것이고, 경기를 고려하면 고강도 관세 기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은 이제 관세전쟁 격화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서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 의회의 예산 처리 시한(14일)이 임박했지만 여전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테슬라(-2.99%), 애플(-3.36%), 알파벳(-2.6%), 마이크로소프트(-1.17%) 등 대형 기술주를 비롯한 경기 민감주가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내주 ‘GTC 2025’를 앞두고 0.14% 내리는 데 그쳐 비교적 선방했다.
국내 증시로서는 답답한 형국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날 코스피는 선물 옵션 만기 등의 영향으로 장중 하락 전환해 0.05% 내린 2,573.64에 장을 마쳤지만 최근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주간 수익률로 보면 나스닥이 이번 주 4.91% 하락할 때 코스피는 0.39% 올라 선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완화에 따른 뉴욕증시 반등,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이 없으면 큰 폭의 반등이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당분간 2,600선에서 상단을 확인하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주 발표될 미국의 2월 소매판매가 부진할 경우 증시는 침체 우려와 함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관세)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간이 연장되며 연속성 있는 지수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지속 중이나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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