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AP/뉴시스 강영진 기자] 미 볼티모어 연방지법 법원이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화부(DOGE)가 사회보장국(SSA)의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일시 차단할 전망이다.
엘렌 홀렌더 볼티모어 연방지법 판사는 14일(현지시각) 노동조합과 은퇴자 단체들이 DOGE의 기관 및 데이터 접근 제한 긴급 명령 청구 소송을 심리하면서 DOGE 팀이 수많은 사회보장 수급자들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유, 특히 장애연금 신청자들의 건강 기록 등 대량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정부 측 변호사들에게 거듭 질문했다.
원고들은 DOGE의 “거의 무제한적인” 접근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며 막대한 정보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퇴직한 사회보장국 관계자는 DOGE 팀이 기관을 장악하는 모습을 본 뒤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DOGE가 연방 정부 내 낭비와 사기를 적발하는 역할을 하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홀렌더 판사는 “파리를 잡겠다고 큰 망치를 휘두르는 꼴”이라며 제한적인 접근만으로도 DOGE가 부정 지급을 밝혀내는 데 충분하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매우 걱정스럽고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홀렌더 판사는 또 “그래야 할 필요성이 있나? 정당성이 무엇이냐” 등의 질문을 정부 측 변호사에게 반복 질문했다.
DOGE는 사회보장국에 10명의 팀원을 파견했고 이중 7명이 기관 시스템 또는 개인 식별 정보에 대한 읽기 전용 접근 권한을 부여받았다. 정부 변호사들은 이들이 프라이버시 교육을 이수했으며, 수요일 기준 8명이 신원조회를 통과했다고 법원 문서에서 밝혔다.
정부 측은 법정에서 DOGE의 접근 방식이 기관 내에서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관행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직원들과 감사관들이 정기적으로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허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고 측 변호사들은 이를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주의 옹호 법률 단체인 ‘데모크러시 포워드’ 소속 알레시아 앤 스위프트 원고측 변호사는 “기관이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방식이 엄청나게 변했다”고 강조했다.
법원 건물 밖에서는 수십 명의 노조 노동자와 은퇴자들이 사회보장 혜택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DOGE는 또 재무부와 국세청(IRS)을 포함한 다른 정부 데이터베이스에도 열람하고 있다.
사회보장국에서는 DOGE 직원들이 트럼프 취임 직후 기관에 들이닥쳐, 일반적으로 정부 내부에서도 철저히 제한되는 데이터 시스템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신속히 접근할 수 있도록 압박했다고 한 전직 관계자가 법원 문서에서 밝혔다.
티파니 플릭 전 사회보장국장 직무대행 비서실장은 DOGE 팀이 부정확한 정보나 오해를 가지고 부정행위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DOGE 팀은 현재 약 20건에 달하는 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 소송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 DOGE의 인력 구성과 운영 방식의 구체적 내용이 일부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