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금값이 온스당 3000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말까지 금이 3100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3,017.10달러까지 상승했다. 금 관련 광산주 주가도 크게 올랐다.
경제 불확실성과 금의 안전자산 역할
금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리스크 확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산 주류에 20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EU 무역 갈등이 격화됐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 금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드골드카운슬(WGC)의 수석 시장 전략가 존 리드(John Reade)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금은 역사적으로 시장 불안이 고조될 때 강한 방어적 자산으로 작용해왔다”며 “현재 무역 정책과 지정학적 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도 금값 상승의 또 다른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ING는 2025년 동안 기준금리가 약 70bp(0.70%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학적 긴장도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요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즉각적인 휴전을 거부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고, 유럽연합(EU)은 국방 예산 확대를 논의 중이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군사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 매입 증가와 향후 전망
장기적인 측면에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 10여 년간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총 1,045톤의 금을 추가 매입했다. 이는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달러화’ 움직임과 경제 제재에 대한 대비책으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2022년 동결된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 확대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며 “러-우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3,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금 가격이 3,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는 의미도 갖는다. 골든 프로스펙트 프레셔스 메탈스(Golden Prospect Precious Metals)의 공동 창립자 키스 왓슨(Keith Watson)은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고 있으며,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값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금값 상승에 힘입어 주요 금광업체들의 주가도 올랐다. 이날 뉴몬트(Newmont) 주가는 1.85%, 배릭골드(Barrick Gold) 주가는 0.85%,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주가는 3.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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